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 20개국 중 4위
재정정책 효과 나타난 결과
3분기는 불확실, 일본 수출 규제 탓
“재정보다는 일관된 정책 기조 필요해”


한국 경제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미·중 무역전쟁 폭풍 속에서도 1분기의 부진을 털고 반등세에 올라탄 국가는 한국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하다. 기저효과에 재정정책이 더해지면서 극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나랏돈이 유발한 ‘극적 효과’가 꾸준히 이어질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 7월부터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겹겹이 쌓인 대내외 악재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불확실성’을 키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공언한 올해 성장률 2.4% 달성이 힘들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G20 국가의 2분기 경제성장률 평균은 0.7%로 집계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첨예화하기 전인 1분기(0.8%)와 비교해 0.1% 포인트 주저앉았다. 국가별 성장률에선 중국이 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도네시아(1.3%) 터키(1.2%) 순이었다. 한국은 인도와 함께 1.0%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성장률 숫자만 보면 4위지만, 세부내용에선 1~2위를 다툰다. -0.4%로 뒷걸음질쳤던 1분기 성적표와 비교해 1.4% 포인트나 성장률이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극적 반등세를 보인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분기 -0.8%에서 2분기 0.8%로 올라서며 1.6% 포인트를 끌어올렸다. OECD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강하게 반등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형 악재 아래에서 한국이 2분기에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재정 확대’가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분기 기저효과도 있지만, 2분기 들어 집행된 정부 재정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상승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포함한 정부 재정정책이 하반기에도 가동되지만 ‘악재’가 너무 많고 크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조짐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확전되면 한국의 성장률을 최대 0.6% 포인트 갉아먹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여기에다 G20 국가 중 한국만 처해 있는 ‘독특한 불확실성’도 있다. 바로 일본의 경제보복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지만 경제에 미칠 파장이 얼마나 될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명확한 피해 규모가 드러나지 않아서다. 다만 기업의 투자 활동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진단에는 이견이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불확실성 탓에 기업의 설비투자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경제성장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여건을 감안할 때 정부가 재정을 더 풀어도 올해 성장률 목표치(2.4%)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목표 달성이 여러 여건 상 쉽지 않다”며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정도 중요하지만 일관된 정책 기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경기 안정과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방향성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구조적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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