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의 혐의들은 무자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각종 불법을 저지르는 세력들의 혐의와 닮은꼴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부정거래, 허위공시, 특경가법상 횡령·배임 등은 정상적 경영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속칭 ‘기업사냥꾼’들의 전형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에서 앞으로 밝혀져야 할 대목은 조씨의 ‘큰 그림’에 조 장관 일가가 동참했는지, 아니면 이용만 당했는지의 여부다. 조씨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중심으로 꾀한 우회상장(장외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합병해 상장심사 없이 곧바로 상장되는 것) 계획을 조 장관 측이 얼마나 알았는지가 향후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는 절친한 관계인 이상훈 코링크PE 대표를 명목상 사장으로 앉혀둔 채 이 펀드운용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코스닥상장사 더블유에프엠을 무자본으로 인수, 허위공시를 동반해 주가를 띄우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씨가 코링크PE의 여러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들을 동원해 투자한 기업들을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과 합병, 주식시장에 진입시키려 했던 것으로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이 대표와 함께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공개했던 코링크PE의 2016년 내부 문건에는 ‘상장사 인수(코스닥)’ ‘우회상장, 투자’라는 말이 적혀 있다. 검찰은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3개가 익성, 웰스씨앤티, 더블유에프엠과 각각 연결된 관계가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애초 더블유에프엠은 에이원앤이라는 영어교육업체였지만 2017년 11월 코링크PE의 투자와 함께 2차전지 음극재 개발업체로 탈바꿈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사업목적 변화가 익성의 자회사 아이에프엠이 음극재 배터리 사업을 하던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합병 이전에 비상장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모습이 포착된다는 정치권의 의혹 제기도 있었다. 2017년 8월 웰스씨앤티가 주당 2만원의 전환가격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이는 액면가(500원)의 40배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7월까지였는데, 가치를 높여 시세차익을 노린 수법이었다는 시선이 많았다. 조씨는 지난달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와 통화하면서 웰스씨앤티 가치를 높이려 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웰스(씨앤티)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먼저 코링크에서 높게 들어간 상태에서, 그걸 기준으로 펀드를 더 밸류에이션을 엄청 높게 들어갔었다”고 말했었다.


코링크PE 측에서 각종 회사들로 투자된 금액은 일정부분 조씨에게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 조씨가 각종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면서도 투입된 자본은 적었다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조씨는 웰스씨앤티의 투자금 10억3000만원가량을 2차례에 걸쳐 수표로 돌려받은 뒤 이를 명동 사채시장에서 현금화한 정황이 포착된 상태다. 더블유에프엠이 코링크PE 측에 50억원 상당의 주식 110만주를 무상증여한 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돌려받은 돈 중 일부가 익성 측에 흘러갔는데, 이 사실을 거론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최 대표와 통화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씨의 이런 계획을 조 장관 측이 알았는지, 도움을 주었는지를 규명할 방침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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