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 용의를 또다시 밝히면서 미국을 향해 체제안전 보장 및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6일 담화에서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실무협상이 조·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며 불변하다.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미 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거론한 ‘제도 안전’은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는 안전보장 조치를, ‘발전을 저해하는 위협과 장애물’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에서 밝힌 ‘새로운 계산법’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번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에서는 미국과의 ‘좋은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실무협상 시기에 대해 ‘몇 주일 내’라는 표현을 쓴 것 역시 협상 재개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최근 미측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춘 측면이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여러 차례 긍정적 메시지를 냈고, 지난 10일에는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는 최 제1부상 담화와 연속선상에 있고, 안전보장 의제를 명확히 한 게 특징”이라며 “북한이 두 차례나 담화를 낸 것은 생산적으로 실무협상을 하기 위해 미국이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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