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꾸준히 수주 실적을 내면서 수주 목표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업계가 올해를 기점으로 불황에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세계적인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불안감을 떨치진 못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선사 에버그린은 최근 삼성중공업에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결정했다고 대만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이 약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한 것이다. 척당 단가는 최소 1억4000만 달러(약 1673억원)에서 1억6000만 달러(약 1920억원)로 최대 9억6000만 달러(약 1조1468억원) 규모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5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금액 78억 달러의 65%에 해당되는 수치다.

국내 업계의 수주량은 지난 5월 이후 계속해서 세계 1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 100만CGT(33척) 중 우리나라는 74%(74만CGT, 21척)를 수주하며 중국(26만CGT, 11척)을 제쳤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발주물량 3척 중 3척을 한국이 모두 수주했고 탱커 14척 중 13척(LNG 연료추진선 10척 포함)을 수주했다.

문제는 전세계 선박 발주량 자체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경기 불확실성이 글로벌 물동량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올해 1~8월 전세계 발주량 누계는 1331만CGT로 지난해 2321만CGT와 비교해 43% 감소한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마다 실적도 다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달까지 올해 수주 목표인 83억7000만 달러의 40%도 달성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달까지 수주액은 50억 달러 가량으로 올해 수주 목표의 30%밖에 채우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다만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점은 친환경 기술이 앞서는 국내 업계에 향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라 선주들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스크러버 장착 또는 LNG추진선 도입 등을 통해 선박연료유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17일 “시장 상황이 개선될 거란 기대에 조선업계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올려잡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등의 요인으로 발주가 크게 줄었다”면서 “그 가운데서도 국내 업계가 선전하고 있는 건 LNG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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