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36)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계획범행을 입증하기 위한 검찰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16일 오후 세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고유정은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녹색 수의를 입고 일명 ‘커튼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호송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법정에 들어설 때부터 얼굴을 들고 피고인석에 앉은 고유정은 재판 도중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는 여유도 부렸다. 고씨는 재판부에 “변호인의 의견서를 낭독하게 해달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재판부는 의견서 낭독 요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다음 기일에 변호사가 대리 작성한 의견서가 아닌 고씨가 직접 의견서를 작성해 온다면 10분가량 자신의 의견을 직접 말할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공판에서는 압수물에서 피해자인 전 남편 강모(36)씨의 혈흔을 확인하고 졸피뎀을 검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관 2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무릎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한 감정관 A씨는 “붉은색 담요 13개 부위에서 시료를 채취해 인혈(人血) 반응을 시험한 결과 7곳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며 “이중 DNA 증폭 기술을 통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한 것이 4곳,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온 것이 1곳이다”고 했다.

A씨는 이어 “피해자 단독 DNA가 검출된 혈흔은 피해자의 혈흔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혈흔에서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왔을 때 피고인의 혈흔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누군가 단순히 담요를 만지기만 하더라도 또는 타액 등이 묻어서 검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혈흔에서 졸피뎀을 검출한 감정관 B씨는 “약독물 등 화학감정을 할 때는 DNA 검출과 달리 ‘증폭’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검출기기 자체의 분석 한계치가 존재한다”며 “졸피뎀 성분의 양에 따라서 검출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4, 12-5 두 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며 “해당 부분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혈흔”이라고 단정했다.

고씨 측 변호인은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졸피뎀이 피고인의 혈흔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했으나 증인들은 그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고씨의 다음 공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제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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