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연천군의 한 돼지 농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방역 관계자가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두 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연천군 백학면 양돈농장의 감염 돼지가 기존 ASF 증상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18일 연천군이 밝혔다.

연천군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해당 농가의 농장주가 방역기관을 통해 ASF 의심 신고를 했을 당시, 감염이 의심됐던 돼지는 반점이나 고열을 동반하지 않았다.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ASF는 출혈, 고열, 반점, 고름 등이 주요 증상이다. ASF 감염 돼지의 경우 이런 증상이 발현되면 사료를 잘 먹지 않다가 1~2일 뒤 폐사한다.

해당 농장주는 돼지가 뚜렷한 증상도 없이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폐사하자 ASF를 크게 의심하지 않고 가볍게 신고했다고 한다. 사료 급여과정에서 가끔 발생하는 폐사 문제로 생각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장주는 ASF 확진 판정이 나오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천군은 이 농장에서 발생한 ASF가 ‘급성’이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농민들을 상대로 교육한 ASF 증세와 큰 차이를 보여 향후 예찰 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연천군 관계자는 “농민들은 물론, 우리가 받은 교육에도 이렇게 반점이나 열없이 폐사한 경우는 없었다”며 “일단은 급성 ASF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천군은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과 인근 농장 1곳의 돼지 총 4700여 마리를 파주 농가와 동일한 ‘FRP 방식’으로 살처분할 계획이다. 이는 토양을 굴착해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소재의 대형 탱크를 넣은 뒤 질식사시킨 돼지 사체를 넣어 부패시키는 처리법이다. 애초 돼지를 분쇄해 고온에 태우는 렌더링 방식도 논의됐으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사체 이동과정에서 외부 오염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 FRP 방식을 선택했다.

연천군 측은 “외부에 FRP 탱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계속 관리할 계획”이라며 “사체와 함께 소독약을 탱크에 주입하기 때문에 외부 오염도 없고, 처리 과정에서 추가 확산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도 고열 증세를 보이던 돼지 5마리가 모두 폐사했다. 해당 농장 관리인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했고, 정밀검사 결과 확진 판정이 나왔다. 국내 첫 ASF 발생 사례다. 파주시는 17일 오후 3시부터 확진 농가의 돼지 3950두에 대한 살처분을 실시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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