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감소한 석유 생산 능력을 이달 말까지 완전히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파괴된 생산 시설을 피격 사흘 만에 절반 넘게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석유 생산 능력은 오는 11월 말쯤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20% 가까이 폭등했던 국제유가도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이틀 동안 우리는 테러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생산 능력을 절반 이상 복구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석유의 시장 공급량은 머지않아 공격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아람코는 잿더미에서 날아오르는 불사조처럼 되살아날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장관에 따르면 9~10월 사우디의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은 989만 배럴로 예측됐다. 사우디의 최대 석유 생산능력은 이달 말 안에 하루 1100만 배럴을 회복하고 11월 말까지는 하루 1200만 배럴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사우디 관리들은 복구 작업이 압둘아지즈 장관이 밝힌 것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 사우디의 핵심 석유 생산시설인 쿠라이스 유전과 아브카이크 단지가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각종 설비가 화재로 파괴되면서 사우디 석유 생산량은 한때 하루 57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이는 사우디 석유 생산량의 절반에 달하며 전 세계 석유 생산량 기준으로는 5%에 해당한다. 드론 공격으로 석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연일 치솟던 국제유가는 압둘아지즈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 직후 상승세가 꺾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7%(3.56달러) 하락한 59.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압둘아지즈 장관의 기자회견 도중에 7% 넘게 내리기도 했다.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이 예멘 반군이 아니라 이란 소행이라는 정황은 미국 쪽에서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 양국은 드론 공격이 이란·이라크 접경지역에 위치한 이란군 기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드론과 함께 후티 반군이 이란 설계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쿠드스 1(Quds 1)’도 석유 시설 공격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사우디 석유생산 시설에 드론 공격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은 원유의 약 30%를 사우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피격시설의 복구 과정에서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흔쾌히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테러로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50%가 줄었지만 현재 3분의 2가량이 복구됐고, 열흘 안에 생산량의 100%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성은 박세환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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