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3개월 만에 다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차례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통신은 17일(현지시간) 이 부회장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및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측 관계자들도 배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올해 6월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승지원(承志園)’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사우디 국가 운영의 실권을 쥐고 있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석유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국가 개혁 정책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신재생에너지 육성, 5000억 달러 규모의 미래 신도시 ‘네옴’ 프로젝트, 무비자 관광특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도 중동 지역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는 만큼 실제 투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건설 현장을 방문해 삼성물산 관계자들에게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사우디 건설 현장을 찾은 것도 중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설이나 추석 연휴 기간에 해외 출장을 간 적은 있지만, 중동 지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과거 출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 관련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건설을 비롯해 포괄적인 영역으로 외연을 넓혔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재계에서는 대법원 선고 이후 삼성 총수로서 위상을 재확인하는 차원의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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