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이어 연천군까지 번져
농장 간 상관관계 없어…어떻게 퍼졌나 ‘오리무중’
농식품부 부실한 현장 파악에 ‘질타’ 목소리 나와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불씨가 경기 파주시에서 연천군으로 옮겨 붙었다. 추가로 1만여마리를 예방 살처분하면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두 농장을 잇는 ‘연결고리’가 없다. 역학적으로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는 두 농장에서 동시다발로 발병한 셈이다. 방역 당국은 인근 6개 시·군을 통제하고 나섰다. 하지만 감염경로가 미궁에 빠지면서 초기 방역, 추가 확산 방지가 어려움에 처했다.

여기에다 방역 당국은 감염 시점으로 추정되는 추석 연휴에 두 농장을 찾은 친인척이 있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 두 농장이 같은 사료를 쓰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두 농장의 외국인 근로자끼리 교류가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 위기’의 기로 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소재 돼지농장을 조사한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18일 밝혔다. 두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이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4700마리와 반경 3㎞ 이내 농장 3곳의 5500마리까지 예방 살처분하기로 했다. 살처분 돼지 수는 전날(3950마리)을 포함해 1만4150마리로 늘었다. 구제역이 극심했던 2002년과 2014~2016년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조짐이 보이자 농식품부 움직임도 분주하다. 발생지역을 포함한 인근 6개 시·군(경기 파주시·연천군·포천시·동두천시·김포시·강원 철원군)을 묶어 추가 대응에 나섰다. 해당 지역 양돈농가의 돼지 반출 금지 기간을 기존 1주일에서 3주일로 늘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확산 방지’를 자신할 수 없다. 두 농장에 유입된 바이러스의 전파경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두 농장 사이에 축산 관련 차량이 오간 적이 없다. 농장주 간 교류도 없었다. 농장주나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가 최근에 해외를 오간 기록도 없다. 현재로선 원인 미상의 경로로 각각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여기에다 연천군 농장의 경우 돼지가 폐사할 때까지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유전자(DNA)를 지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일 수도 있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유전자형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유입 경로가 여러 곳일 가능성이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농식품부의 허술한 현장 파악은 위기감을 부추긴다. 확진을 받은 두 농장의 감염시기는 추석 전후로 추정된다. 일반적 잠복기(4~7일)를 고려해 역산한 시점이다. 이때 외부에서 친인척 등이 방문을 했는지, 축사를 드나들었는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두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교류를 했는지도 아직 모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두 농장에는 공통적으로 네팔 출신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같은 국적인만큼 접촉이 있었을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인근 외국인 근로자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와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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