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장기화→기대인플레 하락→금리정책 무력화’ 주장


신인석(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며 물가상승률 하락세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신 위원은 18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경제 상황에서 필요한 금리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금리 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정책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조동철 위원과 함께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추구)로 분류된다. 그동안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때마다 일관되게 인하 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금융통화위원회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는 우리나라 물가 수준이나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좀 더 높았다”며 “이제 우리 경제는 새로운 상황인식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신 위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1월~올해 8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1.1%로 마이너스 수준인 일본 덴마크 다음으로 낮았다. 반면 기준금리(1.5%)는 미국(2.125%)과 캐나다(1.75%)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신 위원은 가계빚이 크게 불어나 금융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둬야 하지만 한국은 그보다 저물가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물가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 들어 0%대를 지속하다 지난달 -0.038%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화 당국이 저물가 해소에 초점을 맞추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을 2% 아래로 하락시킬 위험이 있는 장기간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문제”라며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을 무력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한은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예상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 담당자로서는 외면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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