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18일 오후 당 윤리위원회를 열고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 최고위원은 ‘정신 퇴락’ 발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돼 있는데, 징계 결과에 따라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 윤리위는 하 최고위원의 소명을 듣기 위해 이날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했다. 윤리위는 하 최고위원이 이번에 나오지 않거나 서면·유선상의 소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이르면 이날 징계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병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장은 “오늘 전체회의는 하 최고위원과 김유근 감사위원이 징계 절차 대상”이라며 “최종 결정이 날 수도 있고 미뤄질 수도 있으나 상당히 유의미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가 가장 어렵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가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하 최고위원의 징계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당권파가 줄어들면 손 대표가 의결권을 쥐게 된다. 윤리위에서 하 최고위원이 ‘당직 직무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되면, 현재 당권파 4명, 비당권파 5명의 최고위원회의 구성은 4 대 4 동수가 된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상 안건 의결 시 가부동수일 때 당 대표가 의결권을 가지게 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 등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안병원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특정 여론조사업체 선정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는 징계개시 결정을 하지 않고 김 감사위원에 대해 징계개시를 결정한 것은 불공정한 당파적 결정으로 공정성을 잃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는 “최고위원회의 재적 위원 과반수가 불신임에 찬성한다면 당 대표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안 위원장은 이에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한 5명의 최고위원 중 3명이 윤리위에 제소된 상황”이라며 “자기가 피소돼 있는데 피소된 재판의 재판장을 해임건의 한다는 게 앞뒤가 맞는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김 감사위원은 감사 결과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개해 공무상 기밀을 누설했다.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으로 징계를 안 할 수 없다”며 “손 대표의 경우 징계 개시 표결을 오늘 하도록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당 관계자는 “이미 윤리위 내부에서 위원 다수가 손 대표의 징계를 안 하는 걸로 결정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뉴시스

하 최고위원은 “윤리위 결과를 보고 거취를 고민하겠다”면서도 “전체회의에 나가 소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 제출에 대해서 “당헌·당규에는 윤리위원장 불신임에 대표가 자동으로 응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며 “윤리위원장을 당 대표가 뽑기 때문에 대표의 독재 도구로 쓰일 수 있어서 견제장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지도부체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일부 최고위원들이 전격 사퇴할 것 같은 개인적 예감이 든다”며 “당 대표 퇴진 주장을 접고 대동단결해 한 방향 나아갈 것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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