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8일 “요즘 우리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 같다”며 정부·정치권에 경제 관련 각종 법·제도 개정을 촉구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격한 갈등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회장은 이날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린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요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모두가 총력 대응을 해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상황인데 경제 이슈를 놓고 제대로 논의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며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경제는 국민의 살림살이이고, 이 살림살이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정치·사회 이슈가 과연 무엇인지 많은 걱정과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공격으로 인한 유가 폭등 우려 등 대외 리스크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이 자체로도 대단히 어려운데 우리 내부를 봐도 시원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대내외 요인이 한두 개만 쌓여도 상당히 힘든데 지금은 종합세트로 다가오는 상황 속에서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 되면 기업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국민 살림살이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현재 내부에서 해야 할 일은 빨리해내서 대외적인 요인을 상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국내 4대 대기업에 드는 삼성·LG, LG·SK가 상호 비방전을 하는 데 대한 질문에 박 회장은 “개별 기업 간 분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원만하게 빨리 해결되길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따르는 게 맞다”고 전제한 뒤 “삼성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갖는 상징성과 중량감을 감안해서 (재판부가)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현재 국회 파행의 주된 이유인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도, 경제단체장으로서도 조 장관에 대해 언급하긴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한 뒤 “이 이슈가 아니더라도 20대 국회 들어와서 제대로 열린 적이 있느냐. 국회 전체가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재차 국회를 비판했다.

이어 “법과 제도를 바꿔서 경제의 물꼬를 빨리 터줘야 하는데 지나치게 막혀 있어서 다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비슷한 성장에서도 우리나라만 고용 등 내용이 나쁠 수밖에 없다”며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산업의 토양을 바꾸는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