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김용수(84) 할아버지와 동생 김현수(김민수,77) 할아버지가 지난해 8월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만나 오열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해 8월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산 가족 문제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할 시간이 없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수리 문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해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금강산 지역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이른 시일 내 개소하기 위해 조속히 시설을 복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는 또 “이산가족들은 ‘대면상봉을 기대하기 어려워 죽기 전에 고향에라도 가보고 싶다, 근처라도 한 번 가보면 소원이 없겠다’는 일관된 말씀을 하신다”며 “이산가족 고향방문 사업도 사실 평양선언에 들어가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말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인도적 차원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7개월 이상 소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 관계 대책과 관련해 “상황 관리를 하면서 해법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미국·유엔으로부터) 제재 면제를 먼저 받고, 이를 토대로 남북 협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남북 간 합의를 마친 협력사업에 대해 미국·유엔과 제재 면제 혹은 예외 절차를 진행했는데, 이 협의가 장기화돼 남북 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로는 올해 초 북한에 지원키로 했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 지원 사업과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장비 지원,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 등을 들었다. 또 북한 양묘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한 제재도 면제를 먼저 받았다고 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금강산 면회소 수리 사업도 북한과의 구체적인 협의에 앞서 제재 면제 절차를 먼저 밟아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남측의 타미플루 지원과 국내산 쌀 5만t 지원 계획 등에 일절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먼저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남측의 공동방역 제안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다 때가 있는데, 안 될 때 자꾸 제안하면 (북측도) 짜증이 난다”며 “가능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아서 (제안) 하는게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이달 하순 재개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비핵화의 범위가 쟁점일 것”이라며 “영변 핵시설 폐기에서 비핵화를 시작하겠다는 북한과 전면적 핵 활동 중단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 간에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좁히는 것은 결국 상응조치의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제도 안전(체제 보장)과 제재완화에 해당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정리될 것인데,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라며 “입장 차를 좁히려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기에 실무회담은 몇차례 열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통일부는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의 종속변수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부 입장에서는 소강국면을 잘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이상헌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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