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호텔스닷컴

손바닥이 보이게 ‘브이’(V) 모양의 손동작을 하고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내 지문이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카메라의 확대 기능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진 속 지문을 추출해 송금이나 지문인식 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가위손(V) 포즈를 카메라에 가깝게 붙이면 완벽한 지문을 드러낼 수 있다”며 “3m보다 가까이 찍은 가위손 포즈의 사진은 (지문 추출에) 취약할 수 있고 인터넷에 게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웨이 상하이 정보보안협회 부국장은 지난 15일 상하이에서 열린 국가 사이버 보안 인식 캠페인 홍보 행사에 참여해 “사진 확대와 AI 강화 기술은 민감한 정보를 완벽하게 복사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진에서 추출한 지문 정보가 각종 범죄에 악용될 것을 우려했다. 장 부국장은 “범죄자들이 추출한 정보를 토대로 지문 모델을 만들어 지문인식 기기에 사용하거나 결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1.5m 이내에서 찍은 브이 포즈의 사진은 사람의 지문을 100% 복원할 수 있다고 한다. 1.5~3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찍은 사진은 지문의 50% 정도를 복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장 부국장은 3m 이내의 거리에서 찍은 브이 포즈의 사진은 절대 인터넷에 업로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펑젠장 칭화대 자동화학과 교수도 사진을 통해 지문을 추출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펑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거리, 각도, 초점, 조명이 모두 이상적이라면 지문 이미지는 복사가 가능할 정도로 꽤 선명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거리가 지문 추출에서 안전한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어느 거리에서도 지문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펑 교수는 SNS에 사진을 올리기 전 사진을 확대해 지문이 선명한지 등을 확인해볼 것을 제안했다.

장 부국장의 지난 15일 강연은 하루만에 ‘웨이보’에서 3억9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강연 다음날인 지난 16일 오후에는 4만9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소름끼친다. 나는 항상 사진에 가위손을 보여줬는데”라는 반응이 달렸다. 한 평론가는 “첨단 기술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줬지만 동시에 위험도 가져다줬다. 이제 우린 뭘 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걱정하지 마라. 걱정이 되면 카메라에 손등을 보여주면 되지 않나”라며 나름의 해답을 내놓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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