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A씨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광명에 있는 대형할인점 코스트코에 갔다가 가방을 잃어버렸다. 의류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려고 매대 위에 가방을 잠시 올려놓은 사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당황한 A씨는 직원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내부규정 상 매장 내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에 신고했더니 ‘수사는 해 보겠지만 코스트코 안에서 벌어진 절도 사건은 범인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에 본사를 둔 회원제 대형할인점 코스트코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연회비를 내고 회원권을 발급받은 사람들만 매장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코스트코 측은 “‘고객을 믿는다’는 영업 방침하에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최소한의 방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전국 16개 매장 출입구와 계산대에만 CCTV가 있고, 매장 안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매장 내에서 가방이나 지갑을 분실해도 범인을 잡기가 어렵고, 이를 악용한 절도 행위가 종종 벌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고객이 몰려 매장이 번잡한 주말이나 연휴에는 절도 신고가 늘어 관할 지역 경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의 한 지구대장은 “추석이나 설 연휴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하루에 10건 넘게 접수되기도 한다”며 “매장이 대부분 한적한 곳에 있어 물건을 훔친 뒤 차를 타고 빠져나가면 범인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수사 협조나 범죄 예방을 위해 코스트코 측과 CCTV 설치를 협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범죄 예방 및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도 코스트코 인천 송도점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은 “매장 내부에 CCTV가 없다는 걸 알고 훔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당시 코스트코는 매장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절도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회원 자격을 박탈한 뒤 자체적으로 훈방 조치해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코스트코 회원인 회사원 남모(28)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분실했는데 못 찾았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며 “고객들이 불안하지 않게끔 본사에서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CCTV 운영 방침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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