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화성연쇄살인의 유력 용의자인 이모(56)씨는 무기징역으로 수감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모범수였으며 무기징역수가 아니었다면 가석방됐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또 화성연쇄살인을 수사하던 경찰이 배포했던 몽타주와 흡사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9일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1994년 처제를 해친 뒤 이듬해인 95년부터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징역수로 수감돼 왔다. 그는 24년간의 수감생활 동안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아 어떤 징벌이나 조사도 받지 않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지 않았다면 이미 가석방이 가능한 1급 모범수였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씨는 평소 말이 없던 대표적인 모범수였으며 연쇄살인 용의자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이씨는 또 손재주가 좋아 수감생활 동안 도예 활동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부터는 접견도 가능해져 그동안 어머니와 형이 종종 면회를 왔다고 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이씨는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관련된 사건 10건 중 3건에서 나온 유류품 DNA와 일치해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10건의 화성연쇄살인 사건 중 5차(1987년), 7차(1988년), 9차(1990년) 사건에 해당하는 용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5차 사건은 87년 1월 10일 밤 10시50분쯤 발생했다. 여고생(18)이 버스에서 내려 귀가 중 두 손이 결박된 채 교살됐다. 시신은 태안읍 황계리 논에서 발견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7차 사건은 88년 9월 7일 밤 9시30분에 일어났다. 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주부(54)가 피해자였다. 역시 두 손이 결박된 채 교살됐다.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 발견된 시신에서 복숭아 조각이 발견됐다.

9차 사건은 90년 11월 15일 오후 6시반쯤 여중생(14)이 귀가 중 피살됐다. 태안읍 병점리 야산에서 발견된 시신은 각종 흉기로 훼손돼 충격을 안겼다.

이씨가 처제를 살해한 수법이 화성연쇄살인과 비슷했다. 그는 처제의 시신을 여성용 스타킹으로 묶은 뒤 집에서 800m 떨어진 창고에 은폐했다. 화성 연쇄살인을 벌일 때에도 범행 인근 농수로나 야산 등에 시신을 은폐했다.

화성연쇄살인범 몽타주가 담긴 경찰 보도자료.

이씨는 경찰이 88년 배포한 몽타주와 흡사했다.

화성연쇄살인 2차(86년 10월 20일)와 3차(86년 12월 12일) 사건 사이에 이씨에게 붙잡혔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성은 경찰에서 ‘범인이 살색 스타킹으로 날 붙잡아 맸고 손이 보드라웠고 키가 크지 않았다. 나이 먹은 사람이 아니었으며 말랐다고 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을 나이 24~27세, 키 165~170㎝, 호리호리한 체격 등으로 특정했다. 몽타주에 기술된 인상착의는 ‘얼굴이 갸름하고 눈초리가 날카로운 편이며 코가 좁은 편’이라고 표현됐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