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사 최고경영자(CEO). 월트디즈니 홈페이지 캡쳐

글로벌 콘텐츠 업체 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가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디즈니와 애플이 합쳐졌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8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오는 23일 발간 예정인 자서전 발췌록에서 “스티브(잡스)가 죽은 뒤 그 회사(애플)가 거둔 모든 성공의 순간마다 ‘스티브가 살아서 이걸 봤더라면 좋았을 텐데’하고 생각한다”며 “나는 만약 스티브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우리는 우리 회사들을 합병했을 거라고, 아니면 적어도 그 가능성을 아주 심각하게 논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췌록은 잡지 ‘배너티페어’를 통해 공개됐다.

CNBC는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한다면 사상 최대의 기업 거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수년간 애플-디즈니 합병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내놨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최근 미 정부가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의 강도를 높여가는 것을 고려할 때 지금은 두 거대 회사의 합병이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194조원)가 넘고, 디즈니는 2460억 달러(약 293조7000억원)에 달한다.

아이거와 잡스는 2006년 잡스가 보유하고 있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를 디즈니가 74억 달러(약 8조8000억원)에 인수하면서 가까워졌다. 2009년 잡스는 디즈니가 마블을 40억 달러(약 4조 7800억원)에 사들일 때도 도움을 줬다. 잡스는 때때로 아이거의 휴가 때도 함께 했다. 아이거는 “우리 관계는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 그 이상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과 디즈니 모두 동영상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두 회사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11월 1일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 디즈니는 11월 12일 ‘디즈니+’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아이거는 잡스가 숨진 후 2011년부터 애플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지만 지난 10일 애플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애플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디즈니와 경쟁 관계가 되자 사퇴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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