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음 달 17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 결정기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지난 7월에 이어 18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저희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연준에 대한 고려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다른 나라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다음 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다른 나라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기 수월해진다.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금리 역전’이 지속되거나 확대되면 투자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거나 묶어두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은 연준의 결정과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미 금리 역전은 한국 기준금리가 1.50%이던 지난해 3월 22일 연준이 금리를 1.50~1.75%로 0.25% 포인트 높인 이후 1년6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다.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2.25%에서 1.75~2.00%로 낮추면서 한국과 격차는 0.75% 포인트에서 0.50% 포인트로 좁혀졌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한 지난 7월 18일에는 그 차이가 1% 포인트까지 확대됐었다.


연준 기조에 대한 한은 총재의 평가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임박했다는 인상을 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에도 연속적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는 투로 불분명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결정하기에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 총재는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인하 여지를 닫은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금리를 내리면서 “장기적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연준은 바로 다음인 이번 FOMC 회의에서 또 금리를 내렸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FOMC 위원 10명 중 7명이 0.25% 포인트 인하에 찬성했고, 다른 1명은 0.50% 포인트 인하를 요구했다. 나머지 2명은 동결을 주장했다. 다만 FOMC 위원 17명 전원이 내놓은 연내 금리 전망은 인하 7명, 동결·인상 각각 5명으로 갈렸다. 연말까지 남은 FOMC 회의는 두 차례다.

이 총재가 연준의 입장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안에서 해석한다는 건 한국 경제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했다. 그는 “중동 사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제유가와 직결되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문제는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직접적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고려할 사항은 현재로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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