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전장'을 연출한 미키 데자키 감독(가운데). 시네마달 제공

일본군 위안부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을 연출한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일본 우익 인사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됐다.

‘주전장’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후지키 슌이치, 후지오카 노부카츠 등 일본 우익 인사 5명이 미키 데자키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상업영화가 아닌 대학원 논문을 위해 인터뷰하기로 했는데 계약과 다르다며 피해 보상과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7월 25일 한국에서 개봉한 ‘주전장’은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미일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쳐 완성한 프로젝트다. 위안부를 지원하는 단체나 학자뿐 아니라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극우파 인사들까지 30여명을 인터뷰해 양측의 주장을 교차 편집함으로써 서로 반박, 재반박하는 식으로 보여준다.

영화 '주전장'에 등장하는 일본 극우파 인사들. 시네마달 제공

영화는 일본의 극우파로 분류되는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뿌리 깊은 여성혐오와 인종차별을 토대로 위안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 이면에는 군국주의 시절을 미화하고 숭배하는 아베 내각과 그를 배후조종하는 극우 세력의 본산 ‘일본회의’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원고 중 한 사람인 후지오카 노부카쓰 일본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부회장은 “역사 수정주의자라는 단어는 악의를 최대한 품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원고인 슌이치 후지키는 “이것은 누가 역사를 조작하는지를 밝히기 위한 싸움”이라고 했다.

‘주전장’ 측 변호인은 “인터뷰에 응한 사람 모두가 미키 데자키 감독에게 편집권과 저작권을 부여한다는 동의서에 서명했다”며 밝혔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나는 그들을 모독하지 않았다. 이슈와 관련된 사람들을 기록한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해당 이슈에 대해 정보가 영화를 통해 공개되고,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관객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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