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10명 중 9명은 주변에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알렸지만 대다수가 이 신호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패턴 및 빈도는 직업이나 지역에 따라 달리 나타나 이에 걸맞은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와 ‘2018 심리부검 면담’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자살실태조사는 5년마다 실시하는 것으로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1500명 중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다’는 사람은 2013년 22.8%에서 2018년 18.5%로 줄었다. 자살을 계획한 적이 있는 사람 중 실제 자살시도를 한 사람도 같은 기간 44.6%에서 36.1%로 감소했다.

문제는 자살시도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국 38개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1550명 중 36.5%는 이를 한 번 이상 시도했던 사람이었다. 2015~2018년 자살사망자 391명 중 유족 면담을 통해 103명을 분석한 결과 30.1%는 사망 전 자살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자살사망자 391명 중 92.3%는 사망 전 자살을 생각하고 있거나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일종의 ‘경고신호’를 보냈다. 경고신호는 식사나 수면, 감정 상태에서 변화가 생기거나 무기력, 대인기피를 보이고 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하는 등의 형태로 표출된다. 사망 3개월 이내에 주로 관찰되고 사망 1주일 전부터는 특히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경고신호를 보낸 자살사망자의 77.0%를 주변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살에 이르는 패턴은 직업별로 상이했다. 회사원의 경우 직무에 변화가 생기면 그에 따른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이것이 스트레스를 야기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자영업자는 사업이 부진하면 사업자금에 우려가 커지고 이것이 정신건강과 가족관계 등에 복합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렀다.

함께 발표된 ‘5개년(2013~2017) 서울시 자살사망 분석’ 결과 해당 기간 사망한 9905명을 분석해 노원구(617명), 강서구(571명), 강남구(566명) 순으로 많았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사망자를 의미하는 자살사망률은 영등포구(27.6명), 금천구(27.2명), 용산구(25.6명) 순이었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은 “우리나라 사람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살이 발생한 곳에서 또 자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직업별, 지역별로 맞춤형 자살예방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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