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식당 노동자들이 주를 이루는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대 내 학생식당과 카페 등에서 일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 노동자들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생협 노동자 100여명은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창수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부지부장은 “지난 19일 최소한의 존중을 위해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에 돌입했지만 학교 사무처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무시했다”면서 “40년 넘게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이지만 학교 본부는 저임금 및 노동환경, 휴게시설 개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파업을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조 측 자료에 따르면, 생협 노동자의 1호봉 기본급은 171만5000원 수준이다. 2019년 최저임금인 174만5150원에 미달하는 수치다. 현재 사측은 ‘보전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위법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 동원관 여자휴게실. 1평이 되지 않는 곳에서 노동자 8명이 쉬고 있다. 2018년 고용노동부가 각 사업장에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휴게 시설은 최소 6㎡를 넘어야 한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제공

노동자들은 휴게 공간도 충분치 못하다고 호소한다. 노동자 8명이 에어컨도 없는 면적 2.48㎡의 휴게실을 쓰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및 호봉체계 개선, 휴게시설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발언에 나선 한 노동자는 “열악한 곳에서 골병 들어가며 휴게시설 하나 없이 일해야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생협 노동자들이 식당 바닥에 야외용 돗자리를 깔고 쉬는 모습.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제공

현재 서울대 내 생협 직영식당은 대부분 운영이 멈춘 상태다. 노조는 학생회관 식당과 농생대 식당에서는 비조합원인 계약직 조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생대 식당에서도 수습 조리사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대 총학생회와 서울대 노동문제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도 뜻을 모았다. 김다민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은 성명문을 통해 “생협의 정상적 운영은 학내 구성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생협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조속히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파업으로 서울대 내 생협 직영식당 외에도 학내 느티나무 카페 3개점도 운영을 중단한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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