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가 깊어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잇따라 돈을 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로 한국은행의 추가 인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한은 기준금리는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23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사례는 16개국 24차례에 이른다. 1분기 1개국 1차례, 2분기 7개국 8차례와 비교해 급증했다.

월별로 보면 2월과 4월 각각 1차례(모두 인도), 5월 3차례, 6월 4차례에서 7월 8차례, 지난달 7차례, 이달 9차례로 증가세다.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경기 부양에 나선 나라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달 들어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모두 금리를 내렸다는 점도 눈에 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0~2.25%에서 1.75~2.00%로 0.25% 포인트 낮추며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하를 결정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새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4.25%에서 4.20%로 0.05% 포인트 낮추며 역시 두 차례 연속 인하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처음 발표된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는 그동안 기준금리 노릇을 해온 1년 만기 대출금리(4.35%)보다 0.10% 포인트 낮게 고시돼 사실상 인하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2일 예금금리를 -0.4%에서 -0.5%로 내렸다. 2016년 3월 이후 3년 반 만의 인하였다.

각국이 앞 다퉈 금리를 내리는 것은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리라고 예상함을 시사한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교역환경이 나빠진데다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무조건적 유럽연합 탈퇴), 홍콩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여러 지정학적 위기 요인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는 더 얼어붙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미국마저 경기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음 달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현재 1.50%인 기준금리를 낮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경기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가 0%대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1.25%)이었던 2015~2016년 잠재성장률은 2% 후반이었다”며 “지금은 잠재성장률이 2.5%가 안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좀 더 강한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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