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남 김해의 한 프랜차이즈 초밥뷔페가 ‘꿈나무 카드(결식아동 식사 지원 카드) 내지 말고 밥 한 끼 먹고 가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사진이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돌고 있습니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이런 가게는 우르르 달려가서 단체 손님으로 혼내주고 사장이란 인간은 돈 세다가 잠 좀 설쳐 봐야 한다”는 식의 댓글을 줄줄이 달았습니다. 좋은 일을 실천하는 가게에 보탬이 되려는 이들의 재치 있는 응원이었죠.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나누는 이른바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는 서울 홍대 인근의 파스타가게 ‘진짜파스타’의 오인태 대표입니다. 최근에 화제가 된 프랜차이즈 업체도 오 대표가 선행을 시작하면서 썼던 문구를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오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행하듯 전국의 많은 사장님들이 결식아동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현상이 믿기지 않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오 대표가 지난 6월 말 가게 앞에 결식 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주겠다고 현수막을 내걸어 화제가 된 이후 3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270여개에 달하는 업체가 이 프로젝트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오 대표는 “별다른 건 없고 ‘선한영향력’이라는 스티커를 가게에 부착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걸 보고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음식을 먹고 갔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오 대표에게 연락을 해와 스티커는 받는 업체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좋은 일에 참여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오 대표는 개별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선향 영향력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는 “선향 영향력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징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오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많은 사장님이 꿈나무 카드를 자신들에게 처음 내민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뿌듯함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오 대표도 그랬다고 했고요. 그는 “경기도권에서 서울에 있는 우리 가게에 온 첫 VIP(꿈나무 카드 소지 아동) 손님을 아직도 기억한다”면서 “일부러 마감 시간에 맞춰 온 듯한 아이가 식사를 마치고 나갔는데, 가슴이 먹먹하고 아팠다. 더 빨리 시작하지 못했는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얘기했습니다.

테이블 9개의 작은 가게가 내건 현수막이 3개월 동안 270여개의 업체의 동참을 이끈 건 기적 같은 일이지만, 오 대표는 각 시·도에 최소 150개의 업체가 참여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지역의 굶는 아이들이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참여 업체 70%가 음식점이지만, 학원 볼링장 사진관 등 업태도 여러 가지여서 아이들이 받는 혜택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하네요.

선향 영향력에 참여하는 전국의 업체는 한국청소년결식아동지원협회 홈페이지(www.16680010.com)에서 지역별로 찾을 수 있습니다. 오 대표는 휴대폰에서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광고 수익을 노리고 앱을 먼저 개발하려는 이들도 있다고 하네요. 오 대표는 “아이들이 보는 앱인데 광고가 붙어서야 되겠냐”고 했습니다.

오 대표는 지난 7월 김정숙 여사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뒤 일주일 만에 100개가 넘는 업체가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요즘에도 일주일에 수건씩 꾸준히 참여하겠다는 업체가 늘고 있어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느낀다는 오 대표와 손잡는 사장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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