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조사를 불러일으킨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점입가경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그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AP뉴시스


이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29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자신과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 간의 부적절한 접촉을) 인지하고(aware)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후폭풍에 폼페이오 장관이 깊숙이 휘말리는 모양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안드리 예르막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나는 등 5차례 대화를 나눴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줄리아니는 “내 뜻으로 그것(부적절한 접촉)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국무부의 요청으로 그것을 했다”면서 “나는 이를 입증할 모든 문자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줄리아니는 “그들(국무부)은 나에게 ‘수고했다’며 고마움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줄리아니는 “(나의) 접촉 과정에 국무부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면서 “커트 볼커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가 예르막을 연결시켜줬다”고 설명했다. 또 “나는 볼커 대표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대사에게 예르막과의 대화 내용을 전해줬으며 8월 12일엔 이들과 회의를 갖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줄리아니는 “지난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을 때 ‘당신도 이를 인지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예,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볼커 대표는 지난주 사임했다. 국무부는 볼커가 줄리아니에게 예르막을 소개시켜 준 것은 인정했다. 국무부는 그러나 줄리아니가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해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줄리아니는 “국무부가 나를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에서는 탄핵 절차 개시에 대한 찬성 여론이 늘고 있다. CBS방송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탄핵 조사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넘었다. 반대는 45%였다. 찬반 여론은 지지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87%가 탄핵 조사에 찬성했으나 공화당 지지자의 77%는 반대했다.

응답자의 42%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답했다. 36%는 ‘탄핵 당해선 안 된다’고 밝혔고, 22%는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다’고 응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미 성인 2059명을 대상으로 탄핵 조사 개시가 발표된 뒤인 26∼27일 진행됐다.

ABC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지난 27∼28일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7%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뒷조사를 요구한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43%는 ‘아주 심각하다’고 밝혔고, 21%는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시킨 미 정보당국의 내부 고발자를 직접 만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나는 나를 고발한 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면서 “특히 이른바 ‘내부 고발자’라고 불리는 사람이 외국 정상과 나눈 완벽한 대화를 완전히 부정확하고 사기성 짙은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탄핵 조사를 이끄는 민주당 소속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프는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을 지어내 의회에 거짓말을 했다”면서 “그의 거짓말은 아마 의회에서 나온 거짓말 중 가장 뻔뻔하고 사악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프가 사기와 반역죄로 가장 높은 수준의 심문을 받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위터 글에선 “민주당은 2016년 대선에서도 내게 졌고, 2020년 대선도 나를 이길 수 없다”면서 “그들이 트럼프를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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