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할 만한 이야기고, 해야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10월 개봉하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제작보고회가 30일 열렸다. 주연 배우 정유미, 공유와 메가폰을 잡은 김도영 감독이 참석했다.

이 영화는 조남주 작가의 책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다. 1982년 태어나 현재를 살아가는 김지영의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소설은 2016년 출간됐다. 소설 속 주인공 김지영은 34살 전업주부다. 작가는 김지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한국 사회 여성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고용시장의 불평등을 겪었고 독박 육아를 감당했다. 이 책은 출간 후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하며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일상적인 차별에 노출돼 있는 여성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얻으며 대한민국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젠더 감수성에 커다란 변곡점이 됐던 지난 2년 동안 이 책은 꾸준히 성장했고 이제는 시대정신이 선택한 이정표로 자리잡았다.


영화화 된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정유미가 김지영 역을 맡았다. 결혼을 하고 출산과 육아를 겪으며 일상 속 아픔을 알아가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공유는 그를 걱정하고 지켜보는 남편 대현 역할이다.

논란도 많았다. 페미니즘 백래시 현상이 심각했다. 주연을 맡은 정유미를 포함해 이 원작소설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여성 연예인이 사이버 불링을 겪었다. 일부 남성 단체는 벌써부터 별점 테러,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주연배우들은 이같은 논란에 “(출연)할 만한 작품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유미는 “네, 그런 일들이 있었다”면서도 “큰 부담은 없었다. 이 이야기를 선택하고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영화를 잘 만들어 결과물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뿐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김지영처럼 결혼도 하지 않고 육아를 해보지 않았지만 캐릭터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바쁘다는 이유로 알고 있었지만 외면하지 않았나 싶었다. 이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그런 마음을 느껴보고 싶었다.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유 역시 “관련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선택하는데 크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관점의 차이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나리오를 택할 때 큰 고민은 없었다. 원작보다 시나리오를 먼저 접했는데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며 “시나리오를 보고 우는 일이 흔치 않은데 청승맞게 울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원작을 읽었는데 나도 누군가의 엄마고 아내고 딸로서 겹치는 게 많고 공감이 많이 됐다. 원작이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지지 않았나”라며 “첫 장편 데뷔작으로서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영화적 가치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과 부담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이야기는 할 만한 이야기고 해야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며 “이 이야기가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제작되는 건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서 연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또 “김지영이라는 인물이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잘 웃기도 하지만 내면의 아픔과 상처가 있다. 보통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물”이라며 “평범함을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정유미 배우를 만나고 고민을 많이 덜었다. 김지영 그 자체로 존재해줬다. 현장에서 자신의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도 집중해서 연기해줘서 나조차도 여러번 울컥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영상=최민석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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