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복원된 일본 우토로 마을 비디오테잎 장면

일본 교토시 인근 우토로는 비행장건설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던 조선인들이 거주했던 재일동포 마을로 토지 소유권이 여러 차례 바뀌며 주민들이 강제 퇴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한일 양국 시민단체와 한국 정부 지원으로 2011년 마을 일부를 매입해 주택을 지어 거주하고 있다. 매입하지 못한 땅에 있던 마을은 2017년부터 철거가 진행돼 사라지고 있는데 최근 이곳에 평화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해 비용을 모금하는 ‘기억할게 우토로’ 캠페인이 진행중이다.

일본의 강제퇴거와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져 싸워야 했던 우토로마을 재일한인의 고난의 거주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상기록이 디지털로 복원돼 일반에 공개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4일 경기도 성남시 나라기록관에서 디지털로 복원된 ‘우토로 마을’관련 기록을 지구촌동포연대에 전달한다. 앞서 지난 3월 지구촌동포연대는 우토로 마을 살리기 관련 시민단체 영상과 옛 우토로 마을 모습 등이 담겨져 있는 VHS 테이프(Tape) 12점과 6㎜ 미니 테이프(Mini Tape) 5점 등 총 17점의 시청각자료 복원을 국가기록원에 의뢰했다.

기록물은 재일동포와 일본인 시민단체에서 제작한 마을 살리기 홍보 영상(4점), 지구촌동포연대가 국내에서 제작한 캠페인 기록 영상(5점), 일본에서 방송된 우토로 관련 뉴스와 보도 등 관련 방송 녹화 영상(8점)이다. 기록물의 주요 내용은 우토로 마을에 거주했던 재일동포 1세대 강경남 할머니의 모습과 1989년 당시 우토로 마을의 옛모습, 한국내 우토로살리기 캠페인과 우토로 방문 주민과의 면담 기록, 교토지역에서 방송된 우토로 관련 뉴스 등이다. 이 가운데 일본인 시민단체인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1996년 촬영한 행사 영상과 재일조선인의 인권캠페인비디오제작위원회가 1989년 촬영한 닛산자동차앞 시위 현장 모습인 ‘우토로를 지키자! 도쿄행동’등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희귀 영상이라고 기록원은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은 이 기록물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클리닝 및 디지털 변환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음량이 크거나 작은 부분, 잡음이 있는 구간의 음성을 디지털 음성복원 처리해 보다 정확하게 들리도록 했다.

일제강제동원 & 평화연구회 연구위원인 허광무 박사는 “우토로 살리기 영상기록물은 한·일 양국 시민, 한국 정부의 노력 등이 담긴 영상기록물”이라며 “재일한인이 걸어왔던 고난의 역사와 재일한인 강제퇴거, 한인마을 살리기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배덕호 지구촌동포연대 대표는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마을 주민들의 인터뷰 영상과 그 당시 마을의 모습 등 생생한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영상들이 디지털화됐다”면서 “우토로 평화기념관 등에서 마을의 역사를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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