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30대男 사망’ 한강 철인3종 현장 어땠길래

“공정한 수사와 처벌”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뉴시스

서울 한강에서 열린 철인 3종 대회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30대 남성이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날 열린 수영대회가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항의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며 대회가 위험하게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정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게시됐다.

A씨(36)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앞에서 열린 전국 철인 3종 대회에 참가했다가 한강에서 실종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대한철인3종협회가 공동 주최한 대회로, 수영·자전거·마라톤 세 가지 종목의 경기가 열렸다. A씨는 수영 경기 도중 한강의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수영 종목은 빠른 유속 탓에 경기 중간에 중단됐다.

네이버 카페 캡처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은 철인 3종 경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대표 카페에서 그대로 공유됐다. 대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이날 대회를 “아비규환”이라고 표현했다. 한 네티즌은 “교각 부위에서 아무리 팔을 저어봐도 계속 그 위치이고 앞에서는 막혀 있는데 뒤에서는 누르고 팔로 치고 장난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리 밑 진짜 위험해서 보트 붙잡고 계속 있었다”거나 “살려달라고 10번은 외쳐서 겨우 보트 탔다. 정말 죽다 살아났다” “어제 수영은 정말 생지옥이었다”는 글도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물살을 견디다 못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지만 계속 제자리였다. 진정한 채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아우성을 치더라”며 “심지어는 카누를 단 구명요원조차 움직일 수가 없어 결국 배가 와서 구명조끼를 던져줬다. 하지만 대회가 그냥 진행되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네이버 카페 캡처

한 네티즌은 “교각 사이에서 앞으로도 못가고 뒤로도 못가고 그러다가 순식간에 30m는 떠내려가다가 정신 차리고 반대편 줄 잡고 줄다리기 해서 겨우 나왔다”며 “심판한테 장난 치냐고 저쪽 상황 지금 알고 그러느냐. 심판들도 물위에서 무전이 없으니 상황 파악이 전혀 안되는 모습이었고 정말 너무 위험했다”고 안타까워했다.

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7회 은총이 대회(철인3종경기) 사망 사고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항의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사망한 A씨의 죽음이 예방 가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주최 측의 안일한 대회 운영과 무리한 진행, 안전 관리 감독 미흡으로 인해 억울한 희생자가 생겼다”며 “대회 당시 2m가 넘는 홍수 수준의 수위와 거센 유속에도 경기가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심지어 대회 주최 측은 구조라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있었는데도 참가자 전원이 구조되었는지 인원 체크조차 하지 않고 대회를 이어나갔다. 대회 주최 측이 고인이 실종된 것을 안 것은 고인의 아내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 고인을 걱정해 대회 주최 측에 문의했을 때였다. 그때는 이미 대회가 끝나 축하공연까지 마쳤으며, 실종된 지 6시간 가까이 지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이날은 A씨 아내의 생일이었다. A씨는 대회가 끝나고 아내와 맛있는 식사를 함께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이 반드시 헛되지 않도록 공정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당시 철인 3종 경기의 수영대회는 원래 공지한 남북방향으로 횡단하는 수영 경로와 달리 동서 방향을 왕복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진행됐다. 이에 빠른 유속을 마주친 참가자들이 구조를 요청했으며, 결국 주최 측은 시합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중단된 종목은 수영 시합뿐이었고, 마라톤과 사이클 등 나머지 두 종목은 그대로 경기가 이어졌다. 이후 A씨 아내의 연락에 주최 측은 뒤늦게 사이클 종목에서 사용됐어야 할 A씨 몫의 자전거 1대가 남은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대회는 대한철인3종협회에서 주최했다. 참가자들은 협회의 허술한 대회 운영에 대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당일 대회 진행이 미숙했고 안전 요원도 참가인원보다 턱없이 모자랐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김도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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