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8차 범인으로 지목된 윤씨가 당시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장면(왼쪽)과 그가 절룩거리며 걷는 장면. MBC, KBS 화면 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8차 사건 범인으로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씨의 과거 걸음걸이가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담을 타고 남의 집에 들어가 살인을 저지르기 힘들다는 증거라는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시 윤씨가 피해자 집으로 들어가는 담벼락을 거뜬히 넘었고, 사건 직후 신문을 사서 보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는 이웃 증언도 있어 사건과 무관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다.

KBS는 최근 윤씨의 검거 당시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었던 윤씨는 걸을 때마다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기우뚱거렸다. “(다리를) 절기 때문에 연쇄살인 건 같은 거기에는 근처도 못 가는 애라 이거야” “걷긴 걸었어도 뛰지는 못하지. 뛰지는 못해” 등 윤씨가 범인이 아닐 거라는 당시 이웃 주민의 인터뷰도 나왔다.

윤씨가 절룩거리며 걷는 장면. KBS 화면 캡처


심하게 절름거렸던 윤씨는 2차 현장 검증 당시 높은 담벼락을 한 번에 훌쩍 넘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윤씨 사건을 자세히 다뤘던 2003년 방송(MBC 실화극장 죄와벌)에 따르면 윤씨 사건을 맡은 경찰은 “현장 검증에 참석했던 검사, 변호사, 형사가 다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윤씨가 일하던 농기계 수리점의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이후의 윤씨의 행적이 수상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그가 평소에 보지 않던 신문을 사서 봤으며, 술을 많이 마시지 않던 그가 술에 취해 방에 쓰러진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윤씨가 MBC 취재진에 왜 자신이 피해자를 살해했는지 태연하게 말하는 장면도 남아있다.

“친구들하고 일을 마치고 술을 했었거든요. 병신이라고 놀리는 바람에 밖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어요. 한참 돌아다녀 보니까 그 집이 딱 보이더라고요. 그 집 담을 넘다 보니 문구멍 하나 있더라고요. 그 사이로 보니 여자애가 있길래 나도 모르게 그 기분으로 한번 했습니다. 원래는 죽일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

MBC 실화극장 죄와벌이 윤씨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는 장면을 내보낸 장면. 영상 캡처



윤씨는 항소심과 징역형을 살면서도 “경찰에서 고문을 받고 잠을 못 잔 상태에서 허위로 진술했다”며 거짓 진술에 의해 피해자임을 주장해왔다.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복역 도중 징역 20년으로 감형을 받아 지난 2009년 8월 풀려났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가 “8차 사건도 내가 했다”고 자백한 뒤, 윤씨는 재심 전문 변호사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와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박준영 변호사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1999년) 사건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2000년) 등 재심을 주도했다.

MBC 실화극장 죄와벌 취재진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윤씨. 영상 캡처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더 보기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