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알릴레오 캡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을 인터뷰하고 이를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공개한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김 차장이 방송 다음날인 9일 검찰에 “인터뷰를 후회 한다”고 진술하고 김 차장 변호인이 일부 언론에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제공하면서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유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측에 불리한 내용을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노무현 재단은 논란이 불거지자 10일 1시간30분, A4용지 26페이지 분량의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국민일보는 이를 토대로 녹취록을 분석했다. 녹취록 전문은 노무현 재단 홈페이지에 가면 볼 수 있다. 국민일보의 분석 내용 또한 검증할 수 있다.

①의도적 편집 논란 사실인가

녹취록 분석 결과 이는 사실로 판단된다. 인터뷰에는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었으나 유 이사장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불리한 내용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 행위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한 것이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한 것 때문에 증거인멸 혐의의 피의자로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김 차장은 이 혐의에 대해 검찰에 인정했다고 밝혔으나 유 이사장은 이 부분을 방송에 넣지 않았다.

녹취록 8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김경록(이하 김) : 좀 멍청한 행동을 한 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 (정경심) 교수님도 그렇고,
유시민(이하 유) : 아. PC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뺀 거?
김 :네

9페이지에는

유 : 뭐라고 했어요? 정 교수가? 하드 디스크에 드라이브 문제에 관해서는? 떼서 어떻게 한다. 이런 얘길 했어요?
김 : 일단 제가 처음에 내려갔던 거는 (정 교수가)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 되겠다.
유 : 나한테 유리한 거를?
김 :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 되겠다. 저도 그때는 당연히 검찰이 유리한 거는 빼고 불리한 것만 내서 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거기서 뭔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걸린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 : 그러면 그걸 떼서 어떻게 하자고 했어요?
김 :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제가 없앴을 거예요, 시간도 많았고, 뭐 검찰에서 가지고 오라고 했을 때 바쁜 데 이걸 왜 가지고 오라고 그러냐.(웃음) 약간 감이 없었던 거죠. 그런데 변호사 사무실도 감이 없었어요. 왜냐면 변호사 사무실도 조금....감이 없었다.

10페이지에는

유 :자택 컴퓨터는 왜 하드디스크를 교체를 했어요? 정 교수가 뭐라고 하면서?
김 :확보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컴퓨터를.

11페이지에는

유 : 그런데 검찰에서는 증거인멸로 지금 피의자 겸 참고인으로 해 놓은
김 : 제가 인정을 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하건, 뭘 손을 대건 하든 이런 것들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제출을 했지만,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유 : 그건 본인이 인정하고 말고 하고 별로 상관이 없는 건데
김 : 제가 검찰에서는 그걸 제 답을 들어야 되...
유 : 아, 그거는 증거인멸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
김 : 그게 안 되더라고요.
유 : 안 되요.

녹취록에는 정 교수가 하드디스크를 포맷했다는 검찰 조사 내용도 언급된다. 검찰이 정 교수가 증거인멸을 했다고 판단한 정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이를 방송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10페이지에는

김 : 저한테 최종적으로 또 (검찰이) 물어보더라고요. 들어갔더니만 다른 건 없더라고. 금고도 물어봤어요, 사실은. 들어갔더니만 없더라고. (하드를) 니가 가지고 있는 거 아니냐. 말씀드렸지만 뭔가 더 중요해 보이는 컴퓨터는 저한테 맡긴 적이 없어. 그것도 이미 다 포맷이 돼 있더라 이렇게 (검찰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니가 (포맷) 해 준 거 아니냐. 이렇게.
유 : 드라이브를 교체한 건 아닌데 포맷이 되어 있더라?
김 : 드라이브는 교체를 하나는 하고, 하나는 안 했다고 검찰에 제가 진술을 했거든요. 고거에 HDD를 찾으려고 (검찰이) 들어간 건데, 고거의 HDD도 이미 포맷이 돼 있더라. 니가 한 거 아니냐. 그래서 잘 모르겠다.

유 이사장이 위와 같은 내용을 방송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유 이사장은 애초 조 장관과 정 교수를 비호하는 입장이었다. 이를 전제로 봤을 때 본인 입맛에 맞는 부분을 취사선택해 방송한 점은 유 이사장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 이사장은 그간 “검찰과 유착됐다”며 언론이 편파적인 보도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을 해온 유 이사장도 같은 행위를 한 것이다.

[KBS 뉴스 캡처]

②KBS 등 언론과 검찰의 유착은 사실인가

언론과 검찰의 유착 여부는 녹취록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일단 녹취록을 보면 김 차장은 검찰과 언론과의 유착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7페이지를 보면

김 : 이게 중요한 키워드이긴 하죠. “고맙다. 집사람 도와줘서 고맙다” 그런데 그것도 제가 검찰에 어떻게 진술했냐면, ‘진보인산데, 집사람이란 표현은...’ 하길래 속으로 ‘역시 그래도..’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검찰에 진술을 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되니까 아침부터 기자들한테 핸드폰이 터질 정도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패턴이 다 똑같아요. 제가 이제 그 키워드를 얘길하면, 기자들이 알게 됩니다. 그러면 기자들이 크로스체크를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피의자 신분이고, 얘기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전화를 안 받아요. 그러면 몇 번하다가 전화를 안 받으면 검찰에서 나오는 키워드 하나가지고 기사를 써야 되는데, 첫 번째 쓴 사람이 기사를 쓰면 두 번째, 세 번째는 그걸 아예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추가로 쓰는데, 나중 되니까 PC 교체해줘서 고맙다 기사가 버리더라고요.

19페이지를 보면

김 : 한 가지는 제가 KBS에서 인터뷰를 하고 들어왔는데 그 인터뷰를 한 내용이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 ‘KBS랑 인터뷰할 때(인터뷰했대의 오기로 보임) 털어놔(털어봐의 오기로 보임). 무슨 얘기 했는지’,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대, 털어봐’ 그런 내용을 제가 우연찮게 보게 됐어요. 지금 내가 KBS 인터뷰하고 왔는데 조국 교수님이 우리집까지 찾아왔다고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그런 얘기까지 했다고 그걸 지금 털어보라고 그러고. 그러니까 언론하고 검찰은 매우 밀접, 특히 법조출입 기자들. 걔네들이 먹고 사는 게 서로 상호협조 하는 거니까. 이 사람들이 무리한 수사를 하건, 내 인권이 탄압이 되건 어떻게든 검찰이 수사하는 거에 막 반응을 불러일으켜줘서 자신감 있게 본인들의 생각을 확정적으로 가지고 나가게끔 만들어주는 구나. 구조가 그렇게 돼 있구나. 그걸 제가 말을 할 수도 없고, 반박할 수도 없고.

언론과 검찰의 유착 부분에 대해 녹취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위와 같다. 첫 번째 녹취 내용을 분석하면 우선 김 차장은 언론과 검찰이 유착을 한 정황이 뚜렷해 보여 이를 통해 유착 관계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이는 명백히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고 추정이다. 의심할 만한 상황이지만 사실로 볼만한 근거는 아닌 것이다. 예를 들면 “기자가 ‘검찰이 그러는데 이게 맞느냐’라고 물어봤다”는 식의 언급이 있다면 사실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그런 내용은 녹취록에는 없다.

두 번째 녹취록은 보다 구체적이다. 김 차장은 검사 컴퓨터 화면에 KBS 인터뷰에 대한 대화가 떠 있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마저도 양측의 유착이 사실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우선 당시 검사들은 이상하게도 KBS 인터뷰에서 김 차장이 말하지 않은 내용을 언급했다. ‘조국 교수가 집까지 찾아왔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만일 KBS가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했다면 검사가 ‘무슨 얘기했는지 털어봐’라고 물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검찰이 인터뷰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 굳이 또 ‘털’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김 차장이 의심을 할 만한 정황이 당시 있었던 것은 맞지만 KBS 등 언론이 실제 검찰과 유착한 사실은 적어도 녹취록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유 이사장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알릴레오에서 KBS가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흘리고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KBS는 이를 부인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