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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샤워기로 입을 헹구지 마세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샤워기 헤드에서 나오는 물로 가글하는 버릇이 폐 건강에 안 좋다”며 “샤워기를 오래 쓰면 샤워기 안에도 때가 낀다.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 폐가 안 좋은 사람은 급성 비결핵성 폐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결 방안으로 “샤워기 헤드를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섞어 때를 불리거나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양분됐다. “정말이냐” “매일 샤워기 가글하는 데 무섭다”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공포 마케팅이다” “샤워기 헤드 판매량 늘리려는 주장이다” 등 의심스럽다는 평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샤워기 가글은 정말 위험한 걸까. 국민일보가 호흡기 전문가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석찬 교수는 1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커뮤니티 내용은 사실과 가깝다”며 “비정형 결핵균이 샤워기 안에서 증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흙에서 서식했던 비정형 결핵균이 최근 도시에서도 발견되는데 수돗물을 타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형 결핵균은 소독해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며 “수돗물에서 올라온 결핵균이 샤워기 헤드 안에 있는 바이오 필름과 만나 증식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필름은 흔히 말하는 물때를 의미한다. 그는 “오래된 샤워기 헤드일수록 결핵균이 들어 있을 수 있다”며 “면역력이 약하고 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폐 질환 등이 있는 사람에게는 발병 확률이 특히 높다”고 전했다.

발병시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은 만성기침, 두통, 급격한 체중 감소, 식욕부진, 식은땀 등이 있다. 완치는 가능하지만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김 교수는 “치료는 최소 1년 정도 해야 한다”며 “재발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샤워기 헤드 안에 균이 있는지 여부를 식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샤워기 라인을 정기적으로 교체하거나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초를 담근 물에 하루 정도 담그면 바이오 필름 어느 정도 사라진다”고 답했다.

National Jewish Health 연구 발표 자료

미국 덴버에 위치한 NJH(National Jewish Health)의 연구에 따르면 샤워기 헤드에서 비결핵 항상균이 발생할 수 있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으며, 특히 마르고 키가 큰 여성에게 위험도가 높다.

NJH는 샤워기 헤드를 정기적으로 교체·소독하는 것 외에도 샤워기 헤드 대신 욕조에 물을 받고 샤워하거나 습식 사우나에서 장기간 머무는 것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습기가 많은 만큼 균들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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