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방역팀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며 살처분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연천 도축장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돼지는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아직 정확한 유입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데다 살아있는 야생 멧돼지에서 ASF 확진 판정까지 나와 ‘멧돼지 전파설’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멧돼지 전파설이 사실이라면 대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도축장에서 수매한 돼지의 도축검사 중 발견된 이상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ASF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도축장은 연천군 백학면에 있는 돼지농장에서 수매한 돼지에 대해 도축 검사를 하던 중 이상 돼지 1마리를 발견해 도축을 중단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었다.

도축장 의심 돼지가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국내에서 15번째 발병 사례가 될 예정이었다. 연천에서는 지난달 18일과 이달 9일 ASF가 발생했었다. 이 돼지가 ASF에 걸린 것으로 확진되면 연천군 내 다른 농장에도 감염됐을 뿐만 아니라 문제의 도축장도 ASF에 노출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의심신고 접수 후 도축장에 초동방역팀을 보내 사람과 가축,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을 벌였고 도축장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정부는 또 연천 관내 모든 돼지를 수매·도축하거나 살처분 방식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는 지난 12일 처음으로 야생 멧돼지가 ASF에 감염된 채 비무장지대(DMZ) 이남에서 발견되면서 ASF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다. 살아있는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다는 점에서 접경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멧돼지뿐 아니라 남쪽의 사육 농가까지 이미 퍼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방역 당국은 예방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ASF 첫 확진 후 이달 9일 연천군까지 모두 14건이 발생했다. ASF 발병 사례 14건 모두가 북한과 접경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과 북한이 우리나라보다 석 달가량 먼저 ASF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ASF 유입경로가 북한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전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야생 멧돼지에서 ASF가 발병하면서 ‘멧돼지 전파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만약 멧돼지 전파설이 사실이라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응도 어려워진다. 방역 당국은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바이러스의 명확한 전파 경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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