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 영향권에 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송 배관에선 경보장치가 작동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은 12일 오후 4시55분쯤 후쿠시마 원전 2호기 폐기물 처리동의 오염수 이송 배관에서 누설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검지기의 경보가 울렸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경보를 확인한 결과 빗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YTN 화면 캡처

실제 누설이 발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 일었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 폭우가 내리면 방사능 오염수가 바라도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도쿄전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후쿠시마 원전 1호기부터 4호기 전체의 오염수 이송 작업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상청은 12일 태풍의 영향으로 혼슈(本州) 곳곳에서 큰비가 쏟아지자 오후 경보 중 가장 높은 ‘폭우 특별 경보'를 수도 도쿄(東京)도와 가나가와(神奈川)현 등 12개 광역 지자체에 발령했다. ‘특별 경보’는 5단계로 나뉜 일본 기상청의 경보 체계 중 가장 높은 것이다.

MBC 뉴스 캡처

가지하리 야스시 일본 기상청 예보과장은 “이건 5단계 경보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일본 NHK 집계에 따르면 13일 오전 5시30분을 기준으로 이번 태풍으로 4명이 숨지고 17명이 행방불명 상태며 부상자는 99명에 달했다.

연합뉴스. 12일 제19호 태풍 하비기스가 일본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도쿄 에도가와(江戶川)의 거리에서 행인이 우산을 얼굴에 덮어쓴 채 걷고 있다. 2019.10.12

하기비스는 전날 저녁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했다. 이후 밤새 수도권 간토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린 뒤 13일 오전 6시50분을 기준으로 세력이 약화된 채로 미야코(宮古)시 동쪽 130㎞까지 진행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 태풍이 소멸해 온대성저기압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12일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일본 시즈오카(靜岡)시의 도로가 물에 잠긴 가운데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 2019.10.12

사흘 동안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에선 1000㎜, 사이타마현 지치부에는 6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하천수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곳곳엔 범람과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도쿄도와 시즈오카 지역에서만 33만 가구가 정전됐다. 일본 국내서 항공 800여 편도 취소됐고 고속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뉴시스. 일본 럭비 대표팀의 한국계 선수 구지원이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 대비해 12일 도쿄의 한 경기장에서 훈련 중 동료 제임스 무어를 업고 빗물이 들어찬 경기장을 헤쳐나가고 있다. 도쿄와 주변 지역은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기차역이 유난히 한산한 가운데 60여 년 만에 최악의 강력한 태풍을 맞고 있다. 2019.10.12.

연합뉴스. 12일 제19호 태풍 하비기스가 일본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에 의해 차량이 넘어져 있다. 그 뒤로는 파손된 주택도 보인다. 2019.10.12

일본 정부는 12일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일본 전역의 81만3000세대 165만9000명에 대해 즉시 ‘피난 지시’를 내렸다. 피난 장소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권고’는 412만 세대, 923만명을 대상으로 내려졌고 481만세대 1109만명에게는 고령자나 노약자에게 피난을 권고하는 ‘피난 준비’가 발표됐다. 피난 지시와 피난 권고 대상자는 무려 1089만면이 된다. 피난 준비 대상까지 합하면 2000만명이 훌쩍 넘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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