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욕실 가구로 인기가 높은 ‘한샘’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전시매장에 입점해 있는 대리점들에게 ‘판촉행사’ 비용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13일 대리점들과 사전협의 없이 판촉행사를 한 한샘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1억56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샘은 2015년 1월 부터 2017년 10월까지 부엌·욕실 전시매장에서 판촉행사를 했다. 전단 배포와 문자 발송, 사은픔 증정 등이 그것이다. 한샘은 전시매장에 입점한 대리점들과 실시 여부, 규모, 시기 등을 사전협의하지 않았고 비용을 떠넘겼다. 판촉행사 참여를 의무화하고, 개별 대리점이 부담해야 할 의무판촉액을 설정했다.

공정위는 입점 대리점들이 어떤 판촉행사가 어떤 규모로 시행됐는지 알지도 못한채 비용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전체 입점 대리점이 부담한 판촉행사 비용은 2017년 기준으로 월 9500만원~1억4900만원이나 됐다.

공정위는 한샘이 공정거래법과 대리점법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샘은 대리점법 시행 이후 제재를 받은 첫 사례다. 정부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하는 본사의 갑질을 없애기 위해 2016년 12월 대리점법을 도입했다. 한샘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2017년 11월부터 입점 대리점에 사전 판촉동의서를 배포하고 협의하는 절차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대리점법을 적용해 의결한 첫번째 사례”라며 “본사·대리점 간 판촉행사시 대리점들과의 사전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제재에 대해 한샘 측은 ‘상생형 표준매장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상생형 표준 매장’은 대리점을 위해 설치된 매장으로, 개별 대리점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입점과 퇴점을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생형 표준 매장에 입점한 대리점들의 가구 판매로 발생한 수익은 당연히 대리점들에게 돌아가며, 이러한 상생형 표준 매장의 특성상 판촉활동은 당연히 대리점들이 주체가 되어 시행한다는 주장이다.

한샘 측은 “한샘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대리점들에게 판촉비 부담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은 상생형 표준매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샘이 대리점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판촉비용을 대리점들에게 부담시켰다는 공정위는 판단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며 “한샘은 상생형 표준 매장의 특성이 공정위 제재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통해 저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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