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편리함 때문에 많이 사용하게 되는 심부름·배달대행 서비스 업체에서 온 직원이 성범죄자라면?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사람을 연결해 주는 인력 관련 중개 회사에 성범죄자 취업을 막아달라고 하는 호소가 잇따라 올라왔다. 집 등 개인 공간까지 찾아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이지만, 성범죄자를 거를 방법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아들을 키우는 A씨는 지난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자신의 피해 사례를 공개하면서 심부름 대행업체의 성범죄자 채용을 막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A씨는 1년 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한 심부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람을 불렀다가 성폭행을 당할 뻔한 피해를 입었다. 집안 가구를 재배치하고 아이 책상을 버리는 게 힘에 부쳐서 사람을 썼지만, 대행업체를 통해 온 남자는 한낮에 범죄자로 돌변했다. 경비원의 신고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A씨는 가해자가 당시 자신에게 했던 행동과 말 때문에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두려움에 떨고 있다.

A씨는 동종 전과를 수차례 저지른 성폭행범이 심부름 업체에서 일할 수 있는 현실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해당 업체는 고용하는 사람의 신분만 확인할 뿐 범죄 조회를 하지 않는다고 A씨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아이 둘을 키우는 B씨는 지난 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A씨와 비슷한 호소를 담은 글을 올렸다. B씨는 최근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는 직원이 성범죄자임을 알고 화들짝 놀랐다. 집으로 온 성범죄자 우편물에서 본 인상착의를 기억했기 때문이다.

B씨는 조심하라는 취지의 글을 동네 맘카페에 올린 뒤 배달 대행업체로부터 업무방해 고소 협박을 당했다. 배달대행업체는 그 직원이 성범죄자가 맞다고 시인했다고 B씨는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집에 찾아가거나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서비스직인데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성범죄자인데 말이 되냐”고 했다.

A·B씨의 청원에는 13일 현재 1만, 2만여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특히 인력 관련 중개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요즘, 최소한의 범죄 확인 절차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고 있다. 성범죄, 아동 대상 범죄 등 강력범죄 전과자가 택배업 등에 20년간 종사하지 못하게 하는 화물자동차법 개정안이 인력 관련 대행업에도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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