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설치 작업을 하던 40대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기 평택시의 공사 현장에서 승강기 설치 작업을 하던 40대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해당 공사는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코리아’가 진행한 작업이었다. 지난해 3월 이후 티센크루프 작업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5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티센크루프 박양춘 대표가 지난 11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앞선 사망사고에 대해 소명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해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중대재해 동향보고’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쯤 평택시 팽성읍의 4층짜리 공사 현장에서 엄모(48)씨가 추락해 숨졌다.

조사 결과 4층에서 승강기 발판 설치 공사를 하던 엄씨는 지지대가 무너지며 12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에는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망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안전 조치 미실시 등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현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관련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건을 포함해 지난 1년 반 사이 티센크루프 작업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총 5명이다. 지난해 3월에는 경기 남양주의 대형마트에서 무빙워크를 점검하던 20대 이모씨가, 같은 해 10월에는 부산에서 승강기 교체공사를 하던 50대 김모씨가 사망했다. 올해 3월 부산에서는 승강기를 교체하던 30대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양춘 티센크루프 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한정애 의원실 제공

잇따라 사고와 관련해 박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감사장에선 앞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한 질의가 오고갔다.

박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한 의원은 승강기 업계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를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티센크루프가 협력사와 체결한 승강기 설치·유지관리 공동도급계약은 원청 지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불법 하도급”이라며 “위험한 설치·유지관리 업무를 외부공정으로 맡기는 등 위험의 외주화를 방조하고 있어 특별감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승강기 업계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한정애 의원실 제공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설치 및 유지관리 업체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과 안전 조치에 대해 티센크루프가 간섭·지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사망사고와 관련해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소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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