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마이크에서 물러서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9.10.14 hihong@yna.co.kr/2019-10-14 14:06:47/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2시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직접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한지 3시간 만에 이뤄진 일이다. 그때부터 심중에는 사퇴 의사를 품고 있었다는 얘기다.

우선 사의를 밝힌 것은 조 장관 본인의 뜻이 강했다는 얘기가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조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국회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사퇴 의사는) 장관 님 뜻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께서는 촛불 집회를 보며 계속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셨다”며 “그동안 계속 그런 고민이 있어왔다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사퇴를 놓고 한동안 고민을 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강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퇴에 대해) 오후 3시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모두 말씀으로 전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율을 감안하신 거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사의 표명 직후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수보회의를 1시간 연기했다. 이는 조 장관이 수보회의 시간과 동일한 오후 2시에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걸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개인의 결정”이라는 얘기가 나오며 당혹한 감정이 퍼져 있다고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10.14 hihong@yna.co.kr/2019-10-14 11:07:18/

이를 토대로 보면 조 장관의 사의 표명은 개인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전격 사의를 표명했는지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조 장관은 사퇴의 변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밝혔다. 수사를 받고 있는 가족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사퇴의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이다.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도,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로 나타난 점은 분명한 상황이다. 한국갤럽은 11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43%, 부정은 51%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7%, 자유한국당 27%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그대로였지만 한국당은 3%포인트 올랐다. 그만큼 무당층이 3%포인트 줄었다. 무당층이 한국당으로 옮겨간 것이다. 한국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시절이던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호감도는 지난해 8월 57%,11월 54%였지만 올해 3월 조사부터 40%대로 감소했고 이번 조사에서 44%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호감도(‘호감 가지 않는다’ 응답 비율)는 34%에서 47%로 늘어났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8일·10일 조사, 전국 성인 1002명,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17%,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0.14 toadboy@yna.co.kr/2019-10-14 08:59:43/

YTN은 1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10월 2주차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주 만에 3.0%포인트 떨어진 41.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3.8%포인트 오른 56.1%였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14.7%포인트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한글날 공휴일(9일)을 제외한 나흘 동안 전국 19살 이상 유권자 25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무부가 이날 검찰개혁 방안을 일부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도 이유가 됐을 수 있다. 법무부 자체 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고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데 조 장관 자신이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는 것이다. 특히 촛불 집회 등으로 검찰개혁 여론이 비등해진 점도 일정 부분은 조 장관의 역할을 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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