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가 14일 경기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간 악성댓글과 루머에 시달려온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악플문화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1분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의 한 전원주택 2층에서 설리가 숨져 있는 것을 설리의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고자인 매니저는 전날 오후 6시30분 설리와 마지막 통화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주거지를 직접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이 뚜렷한 행보로 늘 주목받던 설리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팬들이 받은 충격이 상당한 모습이다. 설리는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하루 전날에도 개인 SNS에 영상을 올리는 등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해왔기 때문이다.

2005년 드라마 ‘서동요’(SBS)를 통해 아역 연기자로 데뷔한 설리는 2009년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에프엑스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복숭아 상’으로 불리는 등 특유의 청량한 이미지와 끼로 영화와 드라마, 가요계 등 다방면을 넘나들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 ‘호텔 델루나’(tvN)에 카메오로 특별출연했고, 예능 ‘악플의 밤’(JTBC2)에서 MC로 활약 중이었다. 지난 6월에는 본인의 첫 솔로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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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슬픔이 한층 진한 이유는 그가 악의적 댓글과 자극적 보도에 오랜 시간 시달려왔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실제 설리는 2014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그를 향한 이야기가 특히 심해진 건 3년 전인 2016년쯤부터였다. 설리의 SNS 활동이 곧잘 이슈의 중심에 섰는데,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이른바 ‘노브라’ 사진을 올릴 때마다 선정적이라는 지적에 시달려야 했다. ‘노브라 논란’이라는 사회적 편견의 굴레도 함께 덧씌워지곤 했다.

그럼에도 설리는 ‘소신 발언’ 등으로 당당한 행보를 이어갔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6월 본인이 MC로 활동 중인 악플의 밤에서 했던 발언을 들 수 있다. 해당 방송분에서 설리는 “(브래지어 착용 문제는) 개인의 자유”라며 “내게 브래지어는 액세서리다.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숱한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SNS 라이브 방송 중 노출로 여러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았다. 설리는 평소 우울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실 등 악성 댓글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별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악성 댓글이 결국 또 한 명의 희생자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 절친한 연예계 지인들이 많았던 만큼 방송가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악플의 밤 제작진 측은 “뉴스를 접하고 확인하고 있다. 추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후 재팬 등 해외 포털사이트와 매체들도 설리의 사망 소식을 속속 전하고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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