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갓 태어난 여아가 산채로 매장됐다가 구조되는 일이 벌어졌다. 남아 선호가 극심한 인도에서는 시골을 중심으로 여아를 불법 낙태하거나 출산 직후 살해하는 사건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거주하는 남성 히테시 시로히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출생 직후 숨진 자신의 딸을 묻기 위해 마을 묘지를 찾았다. 그는 삽으로 묫자리를 파던 중 여아가 든 토기를 발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기는 발견 당시 토기 안에서 천에 쌓인 채 울고 있었다고 한다. 시로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서 처음엔 내 딸이 되살아난 줄 알았다”며 “자세히 들어보니 울음소리는 토기 안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기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지역 정치인이 치료비를 대신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아기의 부모를 찾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묘지기가 사건 전 여아의 부모를 봤다고 진술했다”며 “여아 살해 사건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남아 선호에 따른 여아 살해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다. 지난 1월 서부 라자스탄주에서 생후 3주인 여아가 산채로 묘지에 묻혔다가 구조됐지만 치료 도중에 숨지는 일이 있었다. 2017년에는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한 병원 인근 하수도에서 낙태된 여아 태아 19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현지 경찰은 남아를 원하는 부모의 부탁을 받고 여아를 불법 낙태한 혐의로 의사를 체포해 기소했다. 2011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인도에서 낙태된 여아가 무려 12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에서는 남아를 자산, 여아를 부채로 보는 인식이 강하다. 시집을 보낼 때 거액의 지참금을 내야 하는 관습 때문이다. 여아를 아예 호적에도 올리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AP통신에 따르면 호적 없는 인도 여성 수는 6300만명에 달한다.

과도한 남아 선호는 극단적인 성비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2011년 인도 정부가 실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7세 이하 남아 1000명당 여아의 수는 911명으로 집계됐다. 2015~2017년 기준 전체 인도 남성 1000명당 여성 인구는 896명에 불과했다. 인도 정부는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994년 성별 선택 낙태를 금지했지만 여아를 원치 않는 부모가 많아 불법 낙태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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