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인스타그램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유력 외신이 그의 삶을 조명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설리는 14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 자택 2층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저녁 마지막 통화 이후 연락이 닿지 않자 집으로 찾아온 매니저가 이날 오후 3시21분쯤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까지 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미뤄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설리의 거짓말 같은 죽음이 사실로 확인되자 해외 유명 언론 역시 이 소식을 속보로 다뤘다. 이어 설리가 한국 연예계에서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조명하는 보도가 연이어 등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설리를 ‘한국 연예계의 이단아’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설리는 온라인 악성 댓글의 피해자였으며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보수적인 한국 연예계에서 대중의 비난과 옹호의 대상으로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공개연애를 했던 것도 한국 연예계에서는 드문 일이었다”며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자신의 건강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라고 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리를 ‘페미니스트 파이터’(a feminist fighter)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설리의 모습은 여성들이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유와 충돌하는 톱스타로서의 얌전함에 대한 논쟁을 불렀다”며 “그는 방송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에 맞섰고 여성들의 권리를 당당히 옹호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설리는 매우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스트적 목소리를 냈다”며 “비판에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유명한 몇 안 되는 여성 엔터테이너였다”고 기억했다.

빌보드는 한국 연예계를 ‘조용히 있을 것을 선호하는 산업’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거리낌 없고 자신감 있었던 설리의 생활방식이 한국 연예인들이 암묵적으로 지켜야 했던 엄격한 전통과 잣대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는 국내 보도를 인용하며, 그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제히 악성 댓글·루머와 같은 온라인상에서의 폭력을 지목했다.

영국 BBC는 설리가 그룹 ‘에프엑스’ 활동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온라인 폭력에 시달린 이후 케이팝 활동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이어 “설리가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에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며 “그의 죽음 이후 많은 팬이 그녀가 겪었던 악독한 팬 문화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설리는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리다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쳤다고 고백한 바 있다”며 “만약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사실이라면, 착취적인 매니지먼트 회사들의 정신건강 지원 부족과 일부 까탈스러운 팬들이 스타에게 가하는 엄청난 압박이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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