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5일 ‘적폐청산’ 수사 때문에 문재인정부 초기 검찰 특수부를 늘렸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검찰 특수부를 줄이는 것이 개혁이라며 전국 특수부를 3곳으로 줄였다.

김 차관 발언은 조 장관의 개혁안이 전임 박상기 장관 시절 특수부를 늘렸던 것과는 반대된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당시 검찰개혁안을 논의하며 특수부를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박상기 법무부’는 이에 반대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 차관의 ‘양심고백’성 발언은 이날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가 4년 내내 목이 터져라 주장한 게 특수부 폐지”라며 “그러나 박상기 장관 시절 법무부는 줄기차게 특수부를 폐지 못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그 사이에 서울중앙지검에 특수4부를 만들었다. 4차장도 만들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갑자기 특수부 폐지하겠다고 말한다. 법무부가 무슨 견해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에 대해 “특수부 수사의 총량을 줄여야 하지만 당시 현안이 있어서 아마 그 현안에 맞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차관이 언급한 ‘현안’은 적폐청산 수사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서 앞서 금태섭 의원 지적대로 특수부가 늘어나고 특수부 검사가 과거 박근혜정부보다 2배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수사를 줄이고 특수부 줄여야 한다고 했을 때 법무부 차관도 반대하지 않았느냐”며 “이제 와서 특수부를 줄인다는 역설적 이야기를 한다. 조국 전 장관 수사하니까 특수부가 문제 있다고 느끼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김 차관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사법농단’ ‘국정농단’ 수사 때문에 (특수부를 늘렸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2

금 의원은 또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현재 제출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은 대단히 방향이 틀렸고 잘못됐다”고 말했다.

공수처 설치 및 수사권조정 법안은 민주당과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핵심’이라고 꼽은 법안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야당에게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여당 내부에서부터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금 의원은 “개인적으로 경찰의 인권 침해나 권한 남용을 막는 게 검찰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 한다”며 “지금 수사권조정 법안은 대단히 방향이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수사권조정 법안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대폭 축소한 법안”이라며 “정부가 특수부를 줄였는데 수사지휘권도 폐지하면 검찰 권한은 양쪽이 줄어들고 경찰은 양쪽으로 늘어난다. 이게 균형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검찰과 경찰은 권력기관이기 때문에 권한의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수부를 전국에 3개 남기는 마당인데 수사지휘권을 줄이는 방안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서울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4.

금 의원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금 의원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고 검찰개혁 방안도 이를 분리한다고 하는데 왜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져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수사·기소권을 다 가진 공수처가 권한 남용을 하면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공수처와 관련된 금 의원 질의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기도 했다. 금 의원은 “세계 어디도 공수처 유사 기관은 존재하지 않죠?”라고 물었는데 김 차관은 “한 곳인가...”라고 답했다. 김 차관은 금 의원이 “(그곳이) 어디냐”고 묻자 “나중에 한 번 살펴 보겠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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