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이 9년간 지하실에서 숨어살다 발견된 네덜란드의 시골 농가. 연합뉴스

네덜란드의 한 시골 마을에서 종말을 기다리며 9년 동안 지하실에서만 지낸 일가족이 발견됐다.

영국 BBC는 네덜란드 북동부 드렌테에 위치한 외딴 농가에 숨어지내던 58세 남성과 18~25세 사이의 자녀 6명이 경찰에 발견됐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가족의 기행은 자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25세 남성이 지하실을 탈출해 마을 술집 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술집 주인 크리스 웨스터빅의 묘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낡은 옷차림에 머리와 수염이 길어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웨스터빅은 “웬 남자가 가게에 들어와 혼자서 맥주 5잔을 주문해 마셨다”며 “그가 자신이 도망치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길래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 남자는 자신이 학교에 가 본 적이 없고 지난 9년 동안 이발소조차 가지 않았다고 했다”며 “농장에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이 있으며 자신은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고가 접수된 뒤 경찰은 이 남성이 살던 농가를 수색했다. 곧 거실 찬장 뒤에서 비밀통로를 찾아낸 경찰은 통로 끝에 있는 지하실에서 나머지 5명의 자녀와 58세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발견된 자녀들이 오랫동안 세상을 접하지 못해 마치 어린이 같이 행동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58세 남성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현장에서 체포됐다.

조사 결과 애초 아버지로 알려졌던 50대 남성은 실제 자녀들의 아버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가족이 숨어 지내던 농장도 다른 농장주로부터 임대한 것이었다.

현지 매체는 이들이 종말이 다가온다고 믿으며 농장에서 자급자족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자녀들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사람이 이미 사망해 인근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저 데 흐로트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말 기이한 사건”이라면서 “이들 가족 대부분이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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