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던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당에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대 총선 때보다 현역 의원들의 자리보전 욕구가 크다는 평가가 많아 지도부의 인적 쇄신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의원은 5명이다. 6선의 김무성 의원이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처음으로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관료 출신인 비례대표 유민봉 의원과 초선의 윤상직 의원이 차례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3선의 황영철 의원과 비례대표 조훈현 의원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훈·정종섭 의원처럼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았을 뿐 불출마자로 분류된 의원들도 있다.

하지만 당이 불출마자로 인지하고 있었던 의원들 중 일부는 불출마 뜻이 없다는 내용의 해명성 문서를 당 사무처 팩스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불출마 선언자가 나오면 당 사무처에도 보고가 되고 이를 명단으로 정리를 해둔다”며 “인제 와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적 없다고 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당은 여당에 비해 ‘현역 물갈이’에 대한 당내 공감대를 좀처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정도 물갈이가 필요하다는데 소속 의원들 대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이지만, 그 대상이 누가 돼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친박근혜계와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들이 서로를 ‘정리 대상’으로 꼽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친박 핵심인 김재원 의원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친박계 청산’을 합당 조건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참으로 유승민스러운 구역질 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는 보수 논객의 글을 인용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중진 의원 용퇴론’을 주장하며 세대교체를 강하게 요구해야 할 초재선 그룹의 목소리가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수적 우위에도 존재감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 관계자는 “존재감 없는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 의원들보고 물러나라고 한들, 그 말이 제대로 먹히겠느냐”며 “초재선 의원들이 되레 역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중진 의원 용퇴론은) 말도 안 된다. 오히려 이번 국회에서 활약이 미진한 초재선 의원들이 불출마해야 한다”며 “당선 가능성 위주로 공천 기준을 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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