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평양 원정에서 준비했던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일부에선 북한이 매우 거칠게 플레이했고 심판이 자주 경기를 중단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남자축구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

대표팀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을 마친 후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입국장에는 많은 팬이 모여 태극전사들에게 환영 인사를 보냈다.

1990년 10월 남북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이번 남북 대결에서 한국은 북한과 득점 없이 0대0으로 비겼다.

벤투 감독은 “좋지 않은 경기였다. 준비하고 원했던 것들이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전반전 경기력이 특히 좋지 못했고, 상대는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잘 저지했다”며 “후반 들어 경기력이 나아졌지만, 심판 때문에 경기가 자주 중단됐다”고 전했다.

경기를 직접 치른 선수들과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매우 거친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섰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상대가 워낙 예민하고 거칠었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수확이라고 생각할 정도”라며 “심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

벤투 감독은 “상대가 거칠게 나와 후반 들어 심판이 경기를 수차례 끊었다”며 “선수들을 중재하고 주의를 주는 것이 반복돼 경기가 자주 중단됐다”고 전했다.

전반에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4-3-3으로 전술을 바꿨다.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권창훈(프라이부르크),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투입하며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 공간을 잘 활용하면서 좋은 플레이가 몇차례 나왔다”며 “골 찬스도 있었지만 살리지 못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어 “수비적으로는 큰 위기 없이 상대 플레이에 잘 대응했다”며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경기를 잘 치러준 것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취재진의 입북이 허용되지 않아 중계 없이 치러진 이번 경기는 관중석이 텅 빈 가운데 진행됐다.

북한은 당초 4만명가량의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기장에는 단 한 명의 관중도 오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관중이 많이 들어와야 재밌고 흥미로운 경기가 되는데 이런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어진 환경에 맞춰 경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북한전 무승부로 한국은 승점 7·골 득실 +10으로 북한(승점 7·골 득실 +3)에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레바논과 4차전을 앞두고 다시 소집한다.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 때 부족했던 부분이 뭐였는지 되짚어보고 보완해 11월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