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시위대가 16일 경찰과 대치 중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의 독립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카탈루냐주 자치정부 지도자들에게 최대 징역 13년형에 달하는 중형을 선고한 뒤 시작된 카탈루냐 민족주의 진영 주민들의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중심 도시인 바르셀로나는 화염과 혼돈에 휩싸였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카탈루냐 주민들의 평화롭던 시위가 전날 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이후 폭력 시위로 변질됐다고 보도했다. 카탈루냐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 수천여명이 바르셀로나 거리에 모여 주차된 차에 불을 지르거나 이를 막으려는 경찰관들을 향해 산성물질을 투척했고, 경찰은 폭력 시위의 확산을 막겠다며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경찰 병력을 포함해 2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전역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로 현재까지 51명이 긴급 체포됐으며 현지 경찰 54명과 군인 18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스페인 전체를 뒤흔들었던 카탈루냐 분리 독립운동이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재연되는 모습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영토의 6%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는 스페인 전체의 20%에 달한다. 걷히는 세금의 양도 가장 많다. 카탈루냐 주민들은 “중앙정부가 우리의 혈세를 다른 지역에 퍼 준다”며 2014년 이래 끊임없이 독립을 주장해왔지만, 스페인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엘 클라시코

폭력 사태가 악화되면서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인 ‘엘 클라시코’ 개최 장소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두 팀은 본래 오는 26일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탈루냐주의 중심 도시인 바르셀로나가 시위로 인해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한 라리가 사무국은 스페인축구협회에 엘 클라시코의 장소 변경을 요청했다. 해당 경기를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먼저 치르고 내년 3월 1일로 예정된 시즌 두번째 맞대결은 캄 노우에서 개최하자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가 더 이상의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하자 수감된 9명의 카탈루냐주 자치정부 지도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이들은 “폭력은 우리를 대표할 수 없다”며 “우리는 거대하지만 평화로운 가두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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