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 T2, 탑승동’ 항공사 재배치 연구용역
탑승동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 활용 점수 높아
고가·저가 항공사 ‘공항 이용료’는 동일…승객 불편 고민

저비용항공사의 승객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주로 불편한 ‘탑승동’을 이용해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승객 가운데 일부는 제1여객터미널 포화 때문에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야 한다. 이에 인천공항은 전체 항공사의 터미널 재배치를 검토 중이다. 탑승동을 아예 ‘LCC(저비용항공사) 전용 터미널’로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고가든 저가든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이 내는 공항이용료는 1만7000원으로 같다.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에게 불편함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민일보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4단계 항공사 재배치 연구용역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탑승동을 LCC 전용 터미널로 활용하는 안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인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T2)에 비해 제1여객터미널(T1)의 혼잡도가 높다. 이에 오는 2023년 제2여객터미널 건물 완공에 맞춰 탑승동까지 포함해 항공사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 완공 시 연간 수용 가능 승객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항공사 동맹(스타얼라이언스, 스카이팀, 원월드)과 국적 LCC 등을 10개 그룹으로 나눠 재배치했다. 그 결과 크게 두 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첫 번째는 스타얼라이언스, 스카이팀, 국적 LCC는 1·2여객터미널에 배치하고 외국 LCC와 원월드, 넌얼라이언스 등을 탑승동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탑승동을 아예 ‘LCC 전용 터미널’로 만드는 것이다.

종합점수 1위를 차지한 건 두 번째 안이다. 탑승동에 티웨이와 이스타, 외국 LCC를 몰아넣는 식이다. 두번째 대안의 다른 시나리오 역시 탑승동에 에어서울, 진에어, 외국 LCC를 배치한다.

문제는 승객 불편이다. 연간 1억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한다고 하면 최대 2000만명은 탑승동으로 가야 한다. 저가 항공권을 구입해도 ‘여객공항이용료’는 고가 항공권과 동일하다. 국제선 출발여객은 1인당 1만7000원, 환승여객은 1인당 1만원이다. 같은 이용료를 내는데 저비용항공사 승객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항공사들도 공항에 6개 항목의 사용료를 지불하는데 터미널과 탑승동의 이용 금액이 거의 같다. 탑승동 항공사에 대해 ‘탑승교’라는 1개 항목만 50% 감면해준다. 저비용항공사 입장에서는 비슷한 사용료를 내고도 차별을 받는 셈이다.

보고서도 이런 문제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두 번째 대안의 경우 국적 LCC 주요 고객인 내국인 여객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 항공사가 탑승동 배치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공사 재배치 방안은 올해 2월 발표 예정이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의원은 “2026년이면 국적 저비용항공사 점유율이 40%에 이를 전망”이라며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국적 저비용항공사를 접근성 낮은 탑승동에 배치하는 건 불합리한 조치”라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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