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들 모습. 연합뉴스

제주 직영 동물보호센터에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 유기견 사체를 사료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단체 제주동물친구들(제동친)은 20일 공식 SNS에 성명을 내고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졌다가 인간의 편의에 의해 버려진 유기견의 마지막 가는 길 조차 동물 사료의 재료라는 차마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졌다”고 분노했다.

앞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주에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 유기견 사체가 다른 지역에서 동물 사료 원료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물 사료 제조 업체가 동물 사체를 사료로 쓰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제주 동물위생시험소는 20일 “동물 사체를 위탁 처리하는 업체가 유기견 사체를 태워 나온 유골을 동물사료 원료로 판매한 사실이 조사됐다”며 제기된 의혹을 인정했다. 이어 “세밀하게 처리 업체의 후속 처리 현황을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관리 미흡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조사 결과 제주 동물위생시험소는 지난해까지 동물 사체를 매립장에서 일반폐기물로 분류해 처리했다. 그러나 매립장 포화 문제로 더이상의 매립이 불가능해지면서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유기동물 3829마리의 사체를 업체에 맡겼다.

업체는 동물 사체를 고온·고압에 태우는 ‘렌더링’방식으로 처리했다. 이후 나온 유골 상태의 가루를 제주 외 다른 지역에 소재한 동물 사료 업체에 판매했다.

제동친은 “사료관리법 제14조 제1항 4조에 의거해 인체 또는 동물에 해로운 유해물질이 허용기준 이상으로 함유되거나 잔류하는 경우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건강한 먹거리로 만들어져야 할 사료에 병사나 안락사한 동물 사체가 섞여 그 사료를 먹은 동물들의 건강을 위협했고, 천만 반려인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체 후속처리 현황을 제주도청이나 보호센터에서 몰랐다 하더라도 그 책임을 피해갈 수도, 피해 가서도 안 될 것”이라며 “보호센터가 도 직영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현 도정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반려인들과 동물들에게 사죄할 것 ▲사건 발생 과정과 문제점을 명명백백 알리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동물보호단체가 포함된 운영위원회를 통해 보호센터 운영 방침에 대한 사전논의와 의결을 거칠 것 ▲재발 방지를 위해 보호센터 자체의 소각시설을 갖추거나 도내 장묘시설을 마련할 것 등 4가지 사항을 도청에 요구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에도 “전국의 모든 사료제조업체와 렌더링 업체를 전수조사해달라”고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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