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오신환,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1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를 놓고 여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3일을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정했고,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없는 자체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법이 정한 의장 권한으로 사법개혁안을 꼭 상정하겠다”고 본회의 직권 상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당시 동물국회 모습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공수처법 처리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공수처법은 (여야 간) 이견이 명확한 부분이라 실무협상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말씀드리겠다”며 “(실무협상이 예정된) 23일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야 간 실무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과 개별 협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표 계산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149석이 필요한데, 민주당 128석, 정의당 6석, 민주평화당 4석, 대안신당(가칭) 소속 의원 일부에 무소속 의원들까지 더하면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당은 ‘좌파정권 집권 연장용’이라며 공수처 설치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합의 시한을 23일로 정한 것을 두고도 ‘조국 구하기’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담회에서 “결국 공수처는 실질적으로 ‘조국 구하기 법’이라는 강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공수처가 속도를 내서 빨리 설치된다면 지금 하는 미완의 조국 수사도 공수처가 가져갈 수 있다”며 “결국 이 정권에서 탄생하는 공수처는 본인들의 비리와 본인들의 범죄는 은폐하고, 본인들과 반대되는 세력에 대해서는 없는 죄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자체 검찰개혁 방안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키로 했다.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여할 경우 직권남용에 준해 처벌하는 규정 등 검찰의 수사, 인사, 예산, 감찰 등에서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당 사개특위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검찰개혁은 공수처가 아닌 검찰의 독립성 보장이 핵심”이라며 “공룡 검찰은 수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기소권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수사권을 떼면 정치검찰의 위험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 체계를 여당이 합의 없이 표로 밀어붙이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하리라고 본다”며 “민생 문제도 아닌 공수처를 야당 뜻을 거스르면서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문 의장은 여야 합의를 촉구하면서 “(합의 불발 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며 직권 상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 의장은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 후 동행기자단 인터뷰에서 “(합의 불발 시 법안 상정 여부를) 미리 이야기해 들쑤시면 될 일도 안 된다. 국회는 합의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법이 허용하는 한, 법이 정한 의장 권한으로 사법개혁안을 꼭 상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야 합의라는 단서가 있다. 즉 여야 합의를 독촉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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