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가 지난 1월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의 오전 훈련에 참여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그 뒤에서 이승우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이승우(21·신트트라위던)의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 데뷔전이 기약도 없이 미뤄지고 있다. 공식전 기록 없이 두 달을 허송세월한 21일(한국시간), 급기야 벨기에에서 훈련 태도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승우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로토파크로 찾아가 안더레흐트에 1대 4로 완패한 2019-2020 주필러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 결장했다. 출전 선수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 8월 30일 신트트라위던과 입단 계약을 맺은 뒤 치러진 리그 6경기와 컵대회 1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입단한 지 50일을 넘겼지만 공식전 출전 기록은 ‘0분’이다.

이승우의 데뷔전 지연은 지난달만 해도 비자를 포함한 행정 절차의 문제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한 달을 넘겨서도 감감무소식인 이승우의 활약상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결국 두 달여 만에 벨기에 언론에서 이승우의 불성실한 훈련 태도가 지적됐다.

벨기에 언론 ‘보에트발 벨기에’는 이날 “이승우가 불성실한 태도로 훈련 중 라커룸으로 쫓겨났다”며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쌓은 이력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승우는 과거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승우는 박지성(38·은퇴)에서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으로 이어지고 있는 21세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로 평가된다. 2011년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육성된 그는 한때 2군까지 올라갔지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이적을 선택했다. 2017년 8월에 입단한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에서 두 시즌을 보냈고, 지난여름에 리그의 격을 낮춰 신트트라위던으로 옮겼다. 명성보다 실리를 쫓은 판단에서였다. 벨기에에서 전해진 태도 논란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승우의 태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2대 0으로 이긴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자신을 투입하지 않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불만을 품은 듯 물병을 걷어찼다.

이런 돌출 행동은 ‘승부욕’으로 평가될 때도 있지만, 지도자에게는 팀워크를 저해하는 악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최진철 전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를 지휘했던 2015년 11월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훈련 태도나 양에 문제가 있다. 나쁘게 얘기하면 불성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20대 초반 선수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후보로 추천되는 시대에 이승우의 나이는 결코 어리지 않다. 이승우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소속팀에서 태도 문제로 지적을 받으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에게 충분한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축구 국가대표 선배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아직 시즌 전반부인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표팀 선배의 입장에서는 응원을 우선 보내고 싶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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