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이미지=픽사베이

어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영어 강사는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해 퇴직금과 연차휴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씨 등 원어민 영어 강사 8명이 B어학원을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어민 영어 강사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은 다만 A씨 등이 받아야 할 퇴직금과 미지급 연차휴가 수당의 산정방식을 두고 원심의 판단에 일부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어학원에서 근무하던 A씨 등은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에 해당한다며 퇴직금과 미지급 연차휴가 수당, 주휴수당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반면 어학원 측은 강사들이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1심은 “강사들마다 강의방식이 모두 달랐고, A씨처럼 학생 수에 따라 강의료를 지급받는 강사들은 특정시간에 출퇴근할 의무가 없었으며 별도의 교무실이 존재하지도 않았다”며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B어학원은 비록 취업규칙이라는 명칭의 준칙을 적용하지는 않지만, 강사들의 출퇴근 등 강의 업무와 관련한 상세한 복무규율 준칙을 제정해 준수하도록 지시했다”며 A씨 등이 근로자가 맞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고용계약과 수업 위임 및 위탁계약을 보면 강사들이 어학원 계약 기간 동안 동종 또는 유사한 다른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며, ‘강사가 어학원 수익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경우라면 어떠한 것이든 상의한다’고 정하는 등 계약관계가 상당한 계속성과 전속성을 띠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다만 학원이 지급해야 할 구체적인 액수 계산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학원 취업규칙상 근무일은 국가공휴일·일요일·개원기념일을 제외한 날”이라며 “공휴일은 약정휴일에 해당해 공휴일을 대체휴가일로 정할 수 없고, 공휴일에 휴무했더라도 이를 연차휴가 사용으로 평가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 취업규칙 등에서 연차휴가수당 지급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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