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순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엇갈린 표정이 포착됐다.

두 당의 반응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부터 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마자 큰 박수로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가운데 길을 걸으며 연단으로 향했는데, 보통 이 자리에는 여당 의원들이 앉는다. 자연스럽게 민주당 의원들이 문 대통령의 걷는 길을 따라 둘러싸는 듯한 형태가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은 연단으로 향하면서 의원들과 한명 한명 악수하며 미소로 화답했다.

일어선 채 문 대통령 입장을 바라보는 한국당 의원들(노란색 선 왼쪽)과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민주당 의원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 전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며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의 표정은 냉랭했다. 문 대통령의 등장과 동시에 대다수 의원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웃으며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 장면마저도 바라보지 않고 자리에 일어선 채 정면만을 응시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고도 양당의 상반된 반응은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정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강한 목소리로 집권 후반기 국정 방향을 제시하자 민주당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도중 손으로 엑스자 모양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내내 단 한 번도 박수를 치지 않는 등 차가운 모습을 유지했다. 무반응을 넘어 반대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발언하자,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은 양팔을 머리 높이 들어 ‘엑스자’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또 문 대통령이 한국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공수처는 비리에 대한 특별사정 기구로서도 의미가 매우 크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생중계를 통해서는 정확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지만,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말에 반박하며 큰 소리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야당 의원들 측으로 향하자, 대다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야당 의원들 측으로 향하자, 대다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설이 끝난 뒤 중계 화면에 담긴 모습도 첨예하게 갈렸다. 말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와 야당 의원들과 악수를 하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나 웃으며 인사를 나눈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한국당 의원들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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